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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카페]암행어사 출두요

입력 | 2006-02-07 03:05:00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라는 신종 직업이 있습니다. 손님을 가장해 매장에 들어가 서비스나 제품 관리 현황 등을 점검해 본사에 보고하는 직원이지요.

미스터리 쇼퍼는 여성이 많습니다. 백화점과 외식업체에서 미스터리 쇼퍼를 주로 고용하기 때문입니다. 미스터리 쇼퍼 업무를 대행하는 A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백화점을 점검하는 미스터리 쇼퍼의 90%가 여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남성 미스터리 쇼퍼가 더 많이 활동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회사의 대리점과 서비스센터입니다. 자동차에 관한 한 미스터리 쇼퍼의 남녀 비율이 6 대 4 정도로 남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미스터리 쇼퍼가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들키지 않기’입니다. 정체가 알려지면 공정한 점검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미스터리 쇼퍼는 직원 앞에서 메모를 하지 않고 점검 항목을 모두 머릿속에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기록합니다.

그런데 자동차회사의 미스터리 쇼퍼가 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자동차 지식이 풍부하고 면허증과 차도 있어야 합니다. 일을 할 때 본인의 차를 이용한다고 하네요.

‘경제적인 여유’도 있어 보여야 합니다. 실제 여유가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있어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에게 자동차를 살 것 같은 인상을 확실히 줘야 하기 때문이죠. 수입차 매장을 점검하는 미스터리 쇼퍼는 ‘벤처기업 사장’이나 ‘대기업 간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직원에게 접근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남성들이 자동차 미스터리 쇼퍼로 활동할까요. 미스터리 쇼퍼만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직장 일을 하면서 미스터리 쇼퍼를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로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들이 미스터리 쇼퍼를 한다는군요.

자동차회사들은 미스터리 쇼퍼의 의견을 중시합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400여 개 대리점 및 지점에 미스터리 쇼퍼가 모두 2500여 차례 들렀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20여 개 점포가 회사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습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