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투신운용의 '업종 일등 주식 D-1' 운용팀. 홍진환 기자
《PCA투자신탁운용은 올해 들어 랜드마크자산운용과 함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수가 급등락하면서 대부분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그러나 두 회사는 플러스 수익률을 내는 몇 안 되는 운용사에 속한다. PCA투신운용의 대표 펀드인 ‘업종 일등 주식펀드 D-1’은 말 그대로 업종 1위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2002년 4월 설정됐으며 지난달 25일 현재 순자산액은 2539억 원. 이 펀드는 국내에서 개발된 펀드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지난달 10일 일본 도쿄(東京)스타뱅크를 포함해 일본 주요 은행 및 증권사가 PCA투신운용의 ‘업종 일등 주식펀드 D-1’를 팔기 시작했다.
PCA투신운용 유정상 주식운용본부장은 “프루덴셜그룹 아시아지역본부가 한국의 주식형 펀드를 올해 주력 판매상품으로 정한 것”이라며 “해외 판매가 본격화되면 대형 펀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PCA투신운용은 영국계 금융회사인 프루덴셜그룹의 자회사로 2002년 한국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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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이 눈독 들이는 가치주에 투자
이 펀드는 일종의 가치주 펀드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치주라고 하면 중소형 종목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 펀드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중소형주를 아예 편입하지 않는다.
주요 편입 대상은 다른 기업이 쉽게 따라잡지 못할 경쟁력을 갖고 있고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각 업종 1위 종목이다.
PCA투신운용 송성엽 주식운용팀장은 “저금리로 연기금 같은 대형 기관투자가가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기관의 지배력이 커지는 추세”라며 “업종 1위 종목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드시 1위 종목만 편입하는 건 아니다. ‘1위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주가가 2위 종목보다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면 2위 종목을 더 많이 사들인다. 얼마 전까지 국민은행 편입비중이 높았지만 지금은 신한금융지주 비중이 높은 것도 그런 이유다.
이 회사는 펀드 운용에 앞서 모델 포트폴리오를 짠다. 실제 펀드는 이 모델 포트폴리오를 80% 이상 복제하도록 돼 있다.
펀드매니저 3명, 애널리스트 4명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리서치 업무를 맡는다. 펀드매니저도 업종 분석을 하는데 이런 사례는 자산운용업계에서 드물다.
이렇게 종목을 발굴하면 매주 목요일 회의를 열어 종목을 평가한다. 기존 종목도 재평가해 모델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한다.
○ 유가 등 거시경제 변수에도 재빨리 대응
이 펀드는 지난해 70.58%의 수익률을 올렸다. 엄청난 수익률이지만 지난해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53.96%나 됐고 일부 펀드는 그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
하지만 올해 들어 달라졌다.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연초에 비해 1.48% 올랐지만 이 펀드는 같은 기간 2.07% 수익률을 올렸다.
유 본부장은 “주가지수보다 매달 1%포인트, 연간 12%포인트 높은 실적을 내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그러다 보니 상승장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내지 못하는 게 약점이지만 하락장에서 안정적인 것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하락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원천은 운용스타일에 있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동시에 거시경제 변수에도 재빨리 반응하는 것.
예를 들어 2004년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 대책을 내놓자 즉시 경기에 민감한 철강주를 내다팔았다. 대신 통신주와 내수 관련주를 사들였다.
연초 약세장을 예상하고 미리 대응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송 팀장은 “새해 증시에서 환율 하락, 국제유가 상승 등이 이슈가 될 것 같았다”며 “작년 말 한국전력과 KT&G, 은행주 등의 비중을 높였는데 수익을 크게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