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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길잡이 20선]당신의 아이는 행복한가요

입력 | 2006-02-07 03:05:00


《부모가 가르치고 부모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배우고 아이가 위로받는 것이 결코 아니라, 눈과 가슴의 높이를 맞춘 채 서로가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런 소통….

아이의 손을 잡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자. 우리 주위에는 아름다운 것, 흉한 것, 위험한 것, 안전한 것, 배울 것, 배워서는 안 될 것 등 무한한 요소들이 어린이를 둘러싸고 있다.-본문 중에서》

서점에 가 보면 참 많은 유아 교육서가 있다. 그런데 요즘의 유아 교육서는 하나같이 아이들이 ‘똑똑해지고’, ‘공부 잘하는’ 방법만을 알려 주고 있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앞선 아이로 만들고 싶은 엄마들의 욕심을 상술로 이용하여 만들어진 책들은 대형 서점 유아 코너의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이들 책은 아이를 ‘어떤 가치관으로’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기술적으로 잘’ 키우는가에 대해 알려 주고 있다. 이 책들에는 아이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성공하기 위한 많은 방법이 등장한다.

‘다른 아이들은 다 그렇게 한다는데, 책에 그렇게 쓰여 있는데 난 게으른 엄마가 아닐까?’ 유아 교육서를 보면서 아이 키우는 데 자신감을 가지기보다 조바심만 생기는 요즘, ‘당신의 아이는 행복한가요?’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부모는 많지만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겠다는 부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잘’이라는 말에는 ‘성공’ ‘앞서감’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기에 부모들도 기준으로 삼으려고 하지만, ‘행복하게’라는 말은 ‘비록 공부는 못해도 행복하게’ ‘조금 뒤처져도 행복하게’라는 의미를 함께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지 못한 성공을 아이가 대신 이뤄 주기를 바라는 부모들은 ‘아이의 행복’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아이를 키우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아이의 행복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 책에서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아이가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을 다양한 방법으로 들려준다.

‘행복해지기 위한 법칙 1, 2, 3, 4’ 같은 방식 대신 아이가 행복해지기 위한 네 가지 테마인 놀이, 건강, 교육, 환경을 주제로 자신이 어린 시절 겪었던 이야기나 아이와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강요하는 교육서가 아니라 공감하는 교육서인 이 책은 그래서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이야기를 다 읽고 느낀 뒤에는 책을 뒤로 돌려 보자. 각각의 테마를 실천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들이 실려 있다. 한 권으로 두 권의 책을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른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과 아이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은 참 많이 다르다. 언젠가 아들 녀석이 자기는 참 행복하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장난감이 많아서’, 아니면 ‘엄마가 공룡을 사줘서’ 정도의 답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며 그 이유를 물어봤는데 답은 ‘엄마와 하루 종일 같이 있어서’였다.

맞벌이 ‘직장 맘’이라 아들을 친정에 맡기고 주말에만 만나던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은 직후 짐을 싸서 친정에 들어갔다.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이 너무 간단했다.

사실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법은 아주 쉽다. 아이와 함께 마음껏 놀고, 아이와 진심으로 소통하며, 아이의 시선과 나의 시선을 맞추어 한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행복해한다.

황윤정 육아전문지 ‘앙팡’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