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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빈부격차 '위험수위'…지속성장 저해

입력 | 2006-02-07 17:26:00


중국이 시장경제를 채택한 지 30년도 안 돼 빈부격차가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최우선 과제를 '빈부격차 줄이기'로 정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러나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적어도 5~10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빈부격차=중국 언론은 7일 지난해 중국도시주민의 지니계수가 0.4 안팎으로 조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니계수란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0~1사이의 수치로 0.4를 넘으면 '상당히 불평등한 상태', 0.6을 넘으면 '매우 불평등한 상태'이다.

지니계수를 조사한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SDRC)에 따르면 하위 20%의 저소득 계층의 수입은 전체 수입의 2.75%로 상위 20% 고소득 계층 수입의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가 하위 20%의 21.7배를 벌고 있는 셈이다.

또 도시주민 상위 10%의 재산은 전체의 45%에 이르지만 하위 10%는 겨우 1.4%에 불과했다.

기업별 직위별 소득 격차도 커지고 있다. 대기업 직원의 연 평균 임금은 7444달러지만 일반기업은 대기업의 4분의 1 수준인 1800달러 안팎이다. 같은 회사라도 경영진과 일반 직원의 임금 격차는 20배나 됐다.

지역간 소득격차도 크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03년 상하이(上海) 시민의 1인당 GDP는 5697달러로 꾸이저우(貴州) 주민(439달러)의 1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격차가 늘면서 1989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16%를 차지하던 근로자 임금은 2003년 12%로 크게 떨어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는 공식 수입만 계산할 때 수치"라며 "포착이 어려운 비정상 수입을 넣을 경우 빈부격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불안 지속성장 저해=중국의 소득격차는 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극심한 브라질(지니계수 0.6)이나 멕시코(0.55)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200년 이상의 자본주의 역사를 가진 미국(0.45)에 육박하는 수준.

이에 따라 부(富)에 대한 반감과 함께 범죄가 급증하는 등 사회불안이 야기되고 지속적인 고속성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중국 정부는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시작되는 11차 5개년계획 기간(2006~2010년)에 분배불균형 해소를 최대 목표로 삼고 다음달 5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10기 4차 전체회의와 전국정치협상회의(政協) 10기 4차 회의에서 집중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빈부격차 해소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소득격차 조사를 주도한 인민대학 리잉셩(李迎生·사회학부) 교수는 중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실업 해소와 사회안전망 구축 등 선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득격차를 줄인다고 고속성장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며 "소득세나 상속세를 강화하고 고소득자들이 자선사업이나 공익활동에 더 나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