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궁’의 주연 주지훈은 황인뢰 PD가 오디션도 보지 않고 전격 발탁했다. 주지훈은 “만화 속의 황태자 신을 드라마 속에서 펄펄 살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MBC
《그를 벼락스타라 불러야 할까. MBC 드라마 ‘궁’의 주인공인 황태자 신 역을 맡기 전에 그의 경력은 CF 6개 찍은 것과 MBC의 5분짜리 드라마인 ‘한뼘 드라마’에 출연한 것밖에 없다. 원작만화의 인기를 등에 업었다고는 하지만 ‘궁’은 지금 MBC에서 잘나가는 드라마 중 하나다. 그 중심에는 황태자 신을 연기하는 주지훈(24)이라는 신인이 있다.》
○ “원래 내 꿈은 행복한 가정 갖는 것”
―실제 황태자였으면 어땠을 것 같나.
“촬영을 앞두고 운현궁에서 황실예절도 익히고 펜싱 외국어 승마 사격 수영 등 많은 걸 배웠다. 뭔가 배운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특히 배우로서 자질을 키우는 데 필요한 양분일 것 같다. 하지만 황태자로서 의무적으로 이런 것들을 배워야 한다면 썩 기분 좋지 않을 것 같다. 재미가 아닌 의무니까.”
―평범하게 살고 싶나, 아니면 명예나 출세를 위해 험난하고 바쁘게 살고 싶나.
“두 가지를 동시에 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해서 명예와 돈을 갖고 싶다. 그래서 남 눈치 안 보고 내 꿈을 향해 살고 싶다.”
―그 꿈이 뭔가.
“행복한 가정을 갖는 것이다. 난 원래 모델이나 연기자를 꿈꿔본 적은 없다. 하지만 이 길로 접어든 이상 열심히 해서 꿈을 이루겠다.”
―신은 어떤 인물 같은가.
“견고해 보이지만 모래성과 같다. 그는 겉으론 차갑지만 한없이 여린 내면을 갖고 있다.”
―연출자인 황인뢰 PD는 ‘가만있으면 차가워 보이는데 웃으면 해맑은 이중적 느낌 때문에 캐스팅했다’던데….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감정의 폭이 없는 연기를 하는 게 어렵다. 원래 성격은 털털한 편인데 한없이 차갑게 보여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 그래서 연기자에겐 다양한 삶의 겹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밝은 성격의 여자와 친구 같은 사랑을”
―드라마 속 황태자비인 채경과 옛 여자친구인 효린 중 누가 이상형인가.
“밝은 성격의 여자가 좋다. 사랑을 오래 간직하는 편이다. 3년 동안 사랑을 해본 경험도 있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사랑을 오래 붙들기 위해선 더욱 믿어주고 의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랑을 꿈꾸나.
“친구 같은 사랑을 꿈꾼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살아온 세월이 있기 때문에 불타오르는 사랑만 할 순 없는 거 아닌가.” ―몸매가 조각 같다. 특별한 관리 비결이 있나.
“모델 할 때 골반이 넓고 다리가 가늘고 히프가 위쪽으로 올라붙어 동양 남자의 몸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타고난 것이지만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안 먹는다. 드라마 찍느라 운동을 못 해서 걱정이다.”
○ “하루에 손톱만큼이라도 성장하길”
―얼굴이나 몸매가 귀공자 타입이다. 실제로는 어떻게 컸나.
“증조부 이래 4대 독자다. 건축업을 하는 아버지가 굉장히 엄하신 편이다. 초등학교 이후엔 용돈을 받은 적이 없어 신문 배달, 식당 아르바이트를 해서 잡비를 모았다. 특히 20세가 넘은 뒤로는 다 내 책임 아래 했다. 아버지는 엄격한 대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걸 막지 않으셨다. 풀어놓고 키운 셈이다.”
―포부는 뭔가.
“올해는 무조건 ‘궁’에 내 모든 것을 쏟고 싶다. 하루도 멈추지 않고 손톱만큼이라도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