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수준의 골”전지훈련 7경기 만에 골 갈증을 푼 이동국이 대포알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상대팀인 LA갤럭시 감독도 ‘세계 최고 수준의 골(World Class Goal)’이라고 격찬할 만큼 환상적인 골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아드보카트호’가 골 폭풍을 일으키며 17년 묵은 ‘로스앤젤레스(LA) 징크스’를 깼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축구 LA 갤럭시와의 경기에서 이동국(포항), 김두현(성남), 이천수(울산)의 릴레이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대표팀은 1989년 말버러컵에서 미국을 이긴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8무5패) 징크스를 풀었다.
한국은 5일 미국 축구대표팀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2-1로 이겼으나 공식경기가 아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공격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에서는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첫 골은 ‘라이언 킹’ 이동국의 발끝에서 터졌다. 이동국은 전반 21분 상대 페널티지역 밖에서 이천수의 패스를 받은 직후 그대로 21m 왼발 슛으로 첫 골을 뽑았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중 자신의 첫 골. 이날 골로 부담을 털어낸 그는 “그동안은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찬스가 오면 확실히 넣으려 준비하고 있었다. 크로스에 의한 골이 없는 점이 아쉽다. 유럽 등 강팀에는 크로스에 의한 득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후반 31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두현이, 이동국이 헤딩슛한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 나오자 이를 강하게 차 넣어 두 번째 골을 넣었고 후반 33분 정경호(광주)의 패스를 받은 이천수가 골키퍼와 맞선 단독 찬스를 살려 추가골을 넣었다.
이천수는 “감독으로부터 좋은 경기를 했다고 칭찬을 받았다. 감독님이 연습 때 동국이 형하고 호흡을 맞추라며 같은 조에 많이 넣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 선수들은 막바지 주전경쟁을 의식한 탓인지 전반 초반 조직력이 좋지 않았고 특히 포백 라인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남일(수원)과 이호(울산)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동시에 나섰지만 상대에게 공간을 많이 내주었던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은 12일 오클랜드 스타디움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갖는다.
로스앤젤레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아드보 “남은 2경기서 베스트11 확정”▼
▽딕 아드보카트 감독=한국팀이 항상 미국에서 힘든 경기를 했다는데 이겨서 만족한다. 우리는 이제 ‘4-3-3’과 ‘3-4-3’을 모두 경험했다. 강팀을 만나 어떤 전술을 쓸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 우리의 장점이 됐다. 오늘 3골을 넣었지만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전반전에 상대에게 너무 공간을 많이 준 점은 아쉬웠고 후반전에 이를 보완했다.
코스타리카전과 멕시코전에서 ‘베스트 11’을 확정하겠는 결정은 내렸지만 두 경기 중 하나 정도는 실험경기가 될 수도 있다.
▽스티브 샘슨 LA 갤럭시 감독=14번(이천수)이 매우 눈에 띄는 선수였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매우 빠른 팀이었다. 오래 훈련해서인지 선수들의 몸놀림이 매우 빨랐고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았다. 공격을 계속 유지하는 리듬도 잘 지켰다. 우리 팀보다 전력이 좋았다.
한국이 뽑은 첫 골은 세계적 수준의 골이라고 본다. 선수들이 서로 빈자리를 메워주는 점도 좋았다.
※평점은 10점 만점이며 5명의 평가 위원들의 점수를 합산하여 평균을 냈습니다. 이번 평가에는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 본 4개 언론사 기자와 박문성 SBS 해설위원이 참가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