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남자가 되고 싶으면 잡지를 사라.”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왕의 남자’ 이준기의 인기와 덩달아 몰아친 ‘예쁜 남자’ 신드롬. 여성들의 옷,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를 남성의 패션 코드로 받아들이는 크로스 섹슈얼 현상 등 외모와 패션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성을 겨냥한 패션잡지들이 국내에서 잇달아 창간된다.
디자인하우스는 17일 남성용 패션 월간지 ‘맨즈헬스(Men's Health)’ 첫 호를 내놓는다. 맨즈헬스는 34개국에서 번역 발간되는 미국 잡지로 남성들의 외모, 몸매 가꾸기, 패션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문화사도 17일 남성 패션 월간지 ‘아레나(Arena)’를 창간한다. 영국 미디어 그룹인 이맵에서 발행하는 패션 전문지로 남성의류, 소품, 화장품 등 패션 정보로 구성된다.
아레나의 안성현 편집장은 “남성의 미(美)에 대한 욕구를 해소해 줄 만한 잡지가 부족했다”며 “수십 종이 경쟁하는 여성잡지 시장과 달리 남성 패션 잡지는 블루오션(경쟁이 없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시장을 낙관했다. 이 밖에도 아쉐뜨 아인스미디어 등 잡지전문 4, 5개 출판사가 남성 패션잡지 창간을 준비 중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남성 패션잡지 판매 신장률은 전년에 비해 2004년 75.6%, 2005년 36% 증가했다. 현재 에스콰이어, GQ, 맥심, 브이매거진 등 4개 월간지가 발간되고 있다.
남성 패션잡지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남성 그루밍(Grooming: 마부·groom에서 유래된 말로 남성이 외모를 다듬는다는 뜻)에 대한 관심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스스로 쇼핑을 즐기는 남성의 증가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남성제품 출시와 마케팅 예산을 늘리면서 광고가 확대돼 광고를 실을 매체를 찾는 현상 등으로 풀이된다.
맨즈헬스의 임중휘 본부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남성 패션잡지 비율은 여성패션잡지의 5분의 1이지만, 한국은 10분의 1이다”고 말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20여 종의 남성 패션잡지가 발간되고 있다. 최근에는 40대 이상 남성을 타깃으로 ‘인기 있는 아저씨가 되는 코디법’을 가르쳐 주는 40대용 패션잡지 ‘레옹’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