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살 때 할인 혜택을 받는 데 주로 사용되던 신용카드 포인트가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정치인을 후원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사진은 신한카드의 포인트를 이용해 정치인에게 기부한 가수 장나라 씨. 사진 제공 신한카드
‘나누는 사람은 아름답다.’
부자가 아니라서 남에게 나눠줄 게 없다고 생각하거나 나눔에 인색한 사람도 아름다워지는 방법이 있다.
잠자고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로 기부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물건을 살 때 할인혜택을 받는 데 주로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기부문화가 확산되면서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나를 위한 포인트에서 남을 위한 포인트로 진화하고 있는 것.
○ 카드 포인트로 누구를 도울 수 있나
신한카드의 ‘아름다운 카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온 기부전용 카드. 사용액의 0.5%를 포인트로 적립해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다.
빈민이나 장애인 자선사업을 지원할 수도 있고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에 기부할 수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의원 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체적인 기부 대상은 ‘신한아름인’ 사이트(www.arumin.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아름다운 카드와 제휴한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0.3%의 포인트가 추가 적립된다.
비씨카드는 고객들이 기부한 카드 포인트를 모아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지난해 6월 어린이 보호재단인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과 제휴해 고객들이 기부한 포인트로 올해 1월까지 폐동맥 협착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 등 12명의 건강을 되찾아 주었다.
비씨카드 홈페이지(www.bccard.com)를 통해 포인트를 기부할 수 있으며 기부단위는 1회에 1000포인트(1000원에 해당)부터 최고 3만 포인트까지 가능하다. 누적 기부 포인트가 1만 포인트 이상이면 소득공제용 영수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의 M포인트 기부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회원들의 기부가 1000만 M포인트(1000만 원) 쌓이면 현대카드가 그만큼의 금액을 더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희귀병이나 난치병을 앓는 사람들을 돕는 것.
롯데카드 회원은 포인트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기부할 수 있다. 2000년부터 시행 중인 유니세프 기금 전달 프로그램에 따라 2000포인트를 기부하면 북한 어린이 1명에게 매일 옥수수 콩 혼합 영양식 450g을 1개월 동안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외환카드 회원은 쌓인 포인트로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기부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외환카드는 회원들이 기부한 포인트를 한국심장재단에 전달해 지금까지 심장병 어린이 18명의 수술비로 지원했다.
삼성카드 회원은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 돕기 ‘사랑의 펀드’ 후원금으로 포인트를 기부할 수 있다.
비씨카드 홍보팀 채규영 과장은 “포인트를 사용하고 남는 자투리 포인트를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 내 포인트 얼마나 쌓여 있는지 확인을
신용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는 돈이다. 하지만 일정 점수 이상 포인트가 누적되었을 때만 사용이 가능하므로 여러 카드를 사용하면 포인트 적립이 더딜 수밖에 없다. 좀 더 빨리, 그리고 많이 쌓으려면 카드 하나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포인트 합산이 가능한 가족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드마다 포인트 적립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많이 적립해 주는 카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 적립률이 최소 0.1%부터 최고 5%까지이므로 같은 금액을 쓰더라도 어떤 카드를 쓰느냐에 따라 최고 50배의 포인트 차가 생길 수 있다.
카드 포인트를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포인트가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2002년 이후 자동 소멸된 포인트는 돈으로 환산해 1425억 원에 달한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도 8514억 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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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