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를 만들려는 과욕으로 아이에게 지나치게 많은 학습 경험을 제공하거나, 얌전하고 말 잘 듣는 아이를 바라느라 아이의 두뇌 발달에 가장 절실하고 소중한 탐색을 막을 것이 아니라 따스한 관계 속에서 아이가 자유롭게 느끼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지혜로운 부모나 교사라면 ‘빨리? 많이’를 강조하지 말고, 아이가 자신의 두뇌 발달 수준에 적절한 과제를 수행해 가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본문 중에서》
요즈음은 한마디로 몸 열풍이다. 건강에 좋은 음식, 몸에 이로운 마음가짐, 질병을 예방하는 환경, 그리고 특정 신체 부위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 등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고른 영양 섭취, 낙천적인 마음가짐, 무공해 환경, 지속적이고 다양한 운동이 해결책임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동일한 논리가 두뇌 발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뇌가 곧 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떠한 학습환경이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풍요로운 환경인지를 최근의 뇌과학 연구 결과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 낸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충분한 영양 섭취는 물론 정서적인 지원, 자율적이면서 흥미로운 환경, 지속적이고 다양한 학습활동 등이 두뇌 발달의 근간이라는 것이다.
부모가 제공해 주는 환경은 아동의 두뇌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뇌의 기본 작동 원리를 올바로 이해하면 우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부모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자녀의 두뇌 발달 단계를 무시하고 조기 교육에 몰두하는 부모, 자신은 TV를 즐기면서 자녀에게는 공부하라고 하는 부모, 자신이 물려준 유전자는 무시한 채 자녀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는 부모,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부모, 아직 어리다고 대신 결정해 주는 부모, 아이들 앞에서 다투는 부모, 목표를 달성하면 뭐를 사 주겠다고 하는 부모, 아직도 공부는 참아가면서 하는 것이라고 믿는 부모, 학원에 중독되면 사고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도대체 믿으려 하지 않는 부모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인간은 보고, 듣고, 따라하고, 행하고, 느끼면서 배운다.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 두뇌가 있다. 그러나 뇌는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학습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과 관련이 없는 학습활동, 선택권이 제한된 학습환경, 정서적 지지가 박탈된 인지훈련, 호기심을 박탈하는 선행학습, 단조롭고 반복적인 훈육 등이 왜 두뇌 발달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저자는 뇌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조목조목 짚어 주고 있다.
모든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습자의 두뇌 개발이다. 행복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 싶다면 몸보다는 뇌를 공부하자. 아이들의 뇌가 성인의 뇌와 다르게 작동하며 발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 아이들에게 미리 강요하거나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김성일 고려대 교수 교육심리학
※‘책 읽는 대한민국’ 2006년 기획 1부 ‘직장인 필독서 20권’, 2부 ‘자녀교육 길잡이 20선’에 이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연애 중인, 혹은 연애를 하고픈 사람들을 위한 책 20권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