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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김영모]노인수발보험制 도입 너무 이르다

입력 | 2006-02-16 02:59:00


정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노인수발보험제도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노인수발보험제도는 잘못된, 또는 때 이른 사회보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노인보호방식에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현행 가족 부양과 사회서비스 방식 등이 있는데 왜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와 다른, 일본형의 사회보험 방식을 도입하여야 되는지 의문이 간다.

일본형 노인수발보험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운영체계에 맞지 않다. 일본의 건강보험은 직종별 분립체계이고 직장 및 지역 간 조합 방식으로 운영한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이러한 방식의 비효율성과 비형평성을 없애기 위하여 2000년에 조합 방식의 의료보험을 통합 일원화했다. 건강보험이 한국처럼 단일체계로 통합되어 있는 선진국가(스웨덴 영국 등)에서는 노인수발보험을 도입하지 않고 사회서비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국내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약 7%이고 선진 국가는 대개 14% 이상이다. 중요한 것은 독일과 일본이 수발보험을 실시할 때도 노인인구 비율은 14%였다는 것이다. 2005년 65세 이상 노인 중 1개월 이상 입원한 뇌중풍 환자가 2.0%(6만8267명)인데 정부는 수발노인을 약 15%로 보고 있다. 여론몰이를 위한 과잉추계가 아닌지 걱정스럽다.

노인수발보험이 실시된다면 노인 보호 기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가족보호 기능이 무너질 우려도 있다.

노인수발보험은 또 보험료를 정부(30%)와 건강보험료(50%), 개인(20%)이 나눠서 부담한다고 하지만 사실 개인 부담이 식비와 입원료를 가산하면 거의 50%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 가난한 노인은 요양시설을 거의 이용하지 못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한다면 최근 정부가 도입하려는 노인수발보험은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 노사가 노인 보호를 책임지는 사회보험 방식보다도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서비스 방식을 개선하는 데 더 주력해야 할 것이다.

김영모 한국복지정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