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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희망’을 땄다…이상화 12년만에 韓 최고 성적

입력 | 2006-02-16 02:59:00

銅만큼 값진 5위17세 여고생 이상화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날렵한 자세로 코너를 돌고 있다. 이상화는 동메달 기록에 0.17초가 뒤져 5위에 머문 뒤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토리노=신원건 기자


● 5위… 여자빙속 사상 최고 성적 타이기록

선머슴처럼 씩씩하기만 하던 소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동메달과는 불과 0.17초 차.

이상화(17·휘경여고 2년)가 15일 오전(한국 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오발링고토에서 열린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7초 04를 기록해 3위를 한 중국 런후이(23·76초 87)에 0.17초 뒤지는 5위를 차지했다.

메달권에는 못 들었지만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500m에서 유선희가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고 성적인 5위를 한 이후 12년 만의 타이기록.

이상화는 “1차 레이스 때 첫 코너를 돌면서 넘어질 뻔한 뒤 서두르다 오히려 더 틀어졌다”며 “2차 레이스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 2차 레이스 100m 10초 33… 당일 전체 최고기록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선 100m를 10초 33에 주파하는 등 세 번째로 빠른 38초 3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0초 33은 자신의 100m 최고 기록인 10초 43을 0.1초 앞당긴 것이자 이날 전체 최고 기록. 이상화 자신도 “전광판에 찍힌 기록이 잘못 나온 줄 알았다”고 말했을 정도.

코칭스태프와 빙상 관계자들은 14일 남자 500m에서 이강석이 동메달의 쾌거를 이룬 데 이어 이상화까지 선전해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김관규 감독은 “이상화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준 경기였다”며 기뻐했다.

이상화는 1위를 한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주로바(34·76초 57)와는 열일곱 살 차이고 2위인 중국의 왕만리(33·76초 78)와는 열여섯 살 차이다.

토리노=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