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키 영웅 보드 밀러(29)가 복합 회전에서 기문을 놓치는 바람에 실격되는 망신을 당했다.
밀러는 지난해 이탈리아 보르미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활강과 슈퍼대회전 금메달을 따내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다관왕이 기대됐던 선수.
그러나 밀러는 15일 세스트리에레 콜레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복합 활강에서 1분 38초 36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이어진 회전에서 40번 기문을 지나쳐 버리는 어이없는 실수로 실격을 당했다.
우승은 22세 신예 테드 리게티(미국)에게 돌아갔다. 리게티는 활강에서 22위에 머물렀지만 회전에서 1위를 차지해 합계 3분 09초 35로 금메달을 따냈다. 2위 이비차 코스텔리치(크로아티아·3분 09초 88)와는 0.53초차.
이번 대회는 유난히 슈퍼스타가 부진한 경우가 많은 게 특징. 월드컵 남자 500m에서 57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제러미 워더스푼(캐나다)이 9위에 머물렀고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 4개, 은 1개, 동메달 2개를 따냈던 ‘빙속 여왕’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독일)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5위에 그쳤다.
2002 솔트레이크 바이애슬론 4관왕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도 남자 10km 스프린트에서 12위로 밀려났다.
토리노=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