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 본선에 나갈 23명의 ‘태극전사’는 과연 누가 될까.
16일 멕시코와의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지난달 16일부터 시작된 한국축구대표팀의 해외 전지훈련이 막을 내렸다.
한국축구대표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의 1차 목표를 유럽에서 활약하는 해외파를 제외하고 국내파 중에서 주전감을 찾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지훈련 중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선수는 누구일까. 포지션별로 점검해 본다.
○중앙 공격― 2골폭발 이동국 사실상 낙점
아드보카트 감독은 공격진에서 스리톱을 실험했다. 스리톱의 핵심인 중앙 공격수는 수비수의 육탄공격을 가장 많이 뚫어야 하기 때문에 체격이 좋고 몸싸움을 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사실상 이동국(포항)이 자리를 굳혔다. 이동국은 체격 좋은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2골을 기록했다. 박주영 정조국(이상 서울)도 이 위치에서 실험해 봤으나 좀 더 공격적이어야 한다는 평을 들었다.
○측면 공격― 우측 이천수, 좌측은 경합 중
왼쪽에서는 정경호(광주)와 박주영이 경합 중이다. 오른쪽 공격수는 볼 컨트롤과 스피드가 좋은 이천수(울산)가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측면과 중앙 공격수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밝힌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동국과 이천수를 훈련 때 같은 조합에 많이 넣었다.
○미드필더― 진공청소기 김남일 위력 확인
공격형 미드필더 백지훈(서울),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울산)를 발굴한 것이 큰 수확이다. 여기에 베테랑 김남일(수원)의 노련미도 돋보인다. 백지훈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놓고 이호와 김남일을 수비형으로 놓는 삼각형 포진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수비수― 동진 진규 진철 원희 구도로
‘4-3-3’ 포메이션의 바탕을 이루는 포백을 집중 훈련했다. 경험 많고 대인방어가 좋은 최진철(전북)과 힘이 좋은 김진규(주빌로 이와타)를 중심으로 김동진(서울), 조원희(수원)가 양 백으로 위치하는 구도가 자리를 잡았다. 유경렬(울산)과 김상식 장학영 김영철(이상 성남)도 시험무대에 올랐으나 몇 번의 실수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부회장은 “해외파가 많은 공격수와 달리 수비수는 사실상 이번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이 한국이 가동할 수 있는 최대 자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수비수는 사실상 이들 중에서 독일행 멤버가 굳혀질 전망이다.
골키퍼는 이운재(수원)의 독주체제. 김영광(전남)이 추격 중이었으나 무릎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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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전문가 해외전훈 평가
“사실상 윤곽이 잡혔다.”
축구 전문가들은 한국축구대표팀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한 국내파 중 월드컵 본선 최종엔트리 23명에 들어갈 선수를 조심스럽게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공격라인에 이천수 정경호 이동국, 미드필더에 백지훈 김두현(수원) 김남일 이호, 수비라인에 김동진 최진철 조원희, 골키퍼에 이운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파가 합류하는 변수가 있지만 이들 11명은 23명 엔트리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용수(세종대 교수) KBS 해설위원은 “이번 전지훈련의 성과는 포백 수비라인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그동안 스리백에 의존하던 한국 선수들이 포백에도 적응해 다양한 전술 운용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훈련의 목표가 미드필드와 수비라인 강화였기 때문에 공격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성 MBC 해설위원(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도 “현대 선진 축구의 흐름인 포백의 가능성을 찾았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남일과 이호를 세워 포백의 안정성을 높였다. 다만 최진철을 보좌할 포백 중앙 수비는 아직도 미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지훈련이 낳은 스타로 이천수와 백지훈, 이호를 꼽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