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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거품과 不實키운 ‘국가 리모델링’

입력 | 2006-02-20 03:03:00


노무현 정부 3년 동안 전국 땅값이 60%, 821조 원 늘어났다고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밝혔다. 같은 기간 국민소득 증가율보다 3.3배나 높고, 현 정부 출범 전 10년간 땅값 상승액의 6배에 이른다.

토지는 생산의 3대 요소 가운데 하나다. 땅값에 거품이 끼면 생산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땅 부자를 제외한 대다수 국민의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 행정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국토 리모델링’은 현 정부 3년간 땅값 폭등의 주요인이다.

현 정부는 또 ‘일 잘하는 큰 정부’로 리모델링한다며 장관급 5명, 차관급 22명 등 정무직 공무원만 27명 늘렸다. 전체 공무원은 3만8000명 증원했다. 이들을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국민 혈세는 연간 수조 원이다. 대통령비서실은 10여 차례나 조직을 개편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공무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간제 공무원 제도’를 일반직 15만 명에게 확대 실시한다고 한다. ‘크고 일은 덜 하는 정부’로 리모델링하는 결과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간기업이 노무현 정부처럼 리모델링했다면 비(非)효율성과 저(低)생산성 때문에 시장에서 퇴출당했을 것이다. 세계은행은 한국정부의 경쟁력을 2002년 세계 50위에서 2004년 60위로 낮춰 평가했다. 정부 효율성은 39위에서 42위로, 규제완화는 49위에서 58위로 후퇴했다. 정부의 ‘비대화 거품’은 규제 확대와 증세(增稅)를 부르고 민간 활력을 위축시켜 저성장 고실업을 부채질한다.

이백만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7일 “노 대통령은 국가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가 예정대로 추진되는 것도 성과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대학 스승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16일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우리 경제는 많은 어려움과 불확실성에 봉착해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데 정부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권그룹의 자아도취에 대한 정 총장의 우려에 많은 국민은 공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