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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Design]삼성 포스코 KT… 글로벌 시대 맞춰 얼굴바꾸기

입력 | 2006-02-20 03:03:00


‘CI를 보면 기업이 보인다.’

전문가들은 CI 리뉴얼 시점으로 글로벌화, 소비자 취향 및 마케팅 트렌드 변화, 이미지 노화 방지, 경쟁심화, 위기탈출, 기업 인수합병(M&A) 또는 경영권 변화, 사업 영역의 변화 등을 꼽는다.

글로벌화의 성공 사례는 삼성이다. 삼성은 1992년 CI 리뉴얼을 통해 한자 로고와 과거 삼성전자 심벌을 폐기하고, 영문 워드 마크가 사용된 현재의 푸른색 타원형 단일 브랜드를 구축했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3월 ‘CI 매뉴얼’ 발간사에서 “새 CI에는 일관된 이미지의 창출이라는 국제화 전략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CI는 그룹의 수많은 사업을 ‘하나의 삼성’으로 통일했으며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 한국타이어, 포스코도 글로벌화를 위한 CI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2002년 한국통신은 민영화를 앞두고 CI를 리뉴얼했다. 우리말로 한국통신, 영어로 ‘Korea Telecom’이던 회사 이름을 KT로 바꾼 것. 영문 이니셜을 이용한 이 CI는 KT의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포스코도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라는 특정 지명이 들어간 이름에서 CI 리뉴얼을 통해 글로벌 이미지를 강화했다.

한국타이어의 기존 CI에는 영문 ‘O’자에 타이어의 이미지가 사용됐다. 2004년 새 CI에서는 타이어 이미지가 빠지는 대신 왼쪽에 스피드를 상징하는 심벌과 영문 로고로 세련미를 더했다.

풀무원은 사업 영역의 변화로 CI를 리뉴얼한 경우. 무공해 콩나물과 두부로 출발한 풀무원은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등 신규 사업이 늘자 CI를 교체했다. ‘자연을 담는 큰 그릇’이라는 의미를 담은 심벌은 환경친화적 이미지로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 CI 리뉴얼에서는 접시의 양쪽 끝이 위로 올라가고, ‘Pulmuone’ 서체를 더욱 부드럽게 했다. 기존 CI의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미세한 변화를 줘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설탕으로 유명한 삼양그룹의 CI도 화학 의약 등 업종 다양화와 함께 보수적 이미지의 틀을 깬 것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9개의 점과 4개의 컬러가 균형과 조화를 상징한다.

KB의 CI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과 글로벌화에 따른 선택이었다. ‘은행’을 커다랗게 부각시키던 전략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로고를 강조해 신선했다는 평가다.

‘더 하이트’는 브랜드를 CI 리뉴얼한 희귀 케이스. 조선맥주는 1996년 회사 이름보다 하이트가 더 유명해지자 CI를 바꿨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