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20일 사회 양극화 극복을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1차적인 원칙은 증세가 아닌 공평 과세"라면서 "공평 과세를 통해 재원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사회안전망 재원을 마련한다는 오해가 있다"면서 "봉급생활자의 유리 지갑에서 세금을 더 거둬갈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고소득자의 탈루소득에 대한 과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국세청은 사회보험기관과의 정보공유 등을 통한 고속득자에 대한 소득파악으로 과세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칙 상속과 증여, 불성실 납세자 조사 등을 통해 음성 탈루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천문학적 규모에 달하는 체납 세금을 징수하는 특단의 대책을 수립한다면 상당한 재원이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재정지출 구조를 혁신해 근본적 세출구조 조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국회 예산결산특위 내 '세출구조개혁 특별소위' 구성을 제안하고,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는 국가예산 중 불요불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안전망 재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양극화 해소와 관련해 △40만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창업 및 공장 신축 관련 규제 개혁 방안 마련 △가족 친화적 기업에 대한 세제와 금융혜택 제공 및 인증마크 부여 △영유아 보육료와 교육비 지원 확대 및 다자녀 가정 인센티브 강화 △'고령 친화 산업 육성 법'의 올해 상반기 제정 및 예산 520억원 투입을 통한 노인 일자리 8만 개 마련 방침을 밝혔다.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대학등록금 현금 분할 납부, 농어촌 우수고교 제도 확대시행, 학사 운영의 자율성 부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5월 지방선거는 엄하게 감시하고 처벌하되 더욱 완전한 선거공영제로 치를 것을 제안한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여야 협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정치자금법은 광역단체장 후보에게만 후원회를 허용할 뿐 기초단체장에게는 일체의 후원금 모금을 금하고 있다"면서 "이는 부정과 부패를 유혹하는 요인이며, 돈 없는 사람의 출마를 막는 요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자치 개혁을 위해서 외부에서 참여하는 감독 감시 장치가 필요하며, 먼저 국정조사를 실시한 뒤에 그 결과에 따라 지방자치 개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주택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의한 가격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송파 신도시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강북 등 낙후된 기존 시가지는 광역적 재개발을 통해 충분한 주택공급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들의 집 장만 어려움을 덜기 위해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제도 개선안'을 6월말까지 마련하고 올해 안에 수도권 지역 6만3000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1만채의 주택을 짓는 한편 소득수준에 따라 임대료에 차등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또 "아파트 재건축 시장의 가격불안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재건축 요건을 실효성 있게 재정비하고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연간 8시간의 민방위 집체교육을 최소한의 통신교육으로 대체하고, 민방위 대원의 편성 연령 및 기간 단축 등 민방위 교육 개선 방안과 예비군 복무 기간을 전역 후 8년에서 4년으로 연차적으로 단축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각 군별로 분산 관리되고 있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을 '군사기지 및 시설보호법'을 제정해 통합할 것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 "이 법이 제정되면 약 6500여만 평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추가로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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