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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경협으로 삼각동맹 다지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22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올해 첫 정상회담을 한다.
▽부시의 인도 방문 견제용?=양국 정상은 지난해 4차례나 만났다. ‘밀월 관계’로 불릴 정도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방문은 주중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첫 인도 방문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부시 대통령의 인도 방문이 러-중-인 ‘삼각동맹’을 약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 삼각동맹 구상이 처음 나온 뒤 세 나라는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국제질서에 맞서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인도에 부쩍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면서 인도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인도는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서방과의 관계가 밀접해졌고 러시아나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국가다.
이번 미-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인도의 ‘핵 강국’ 지위를 묵인해 주면서 인도와의 획기적인 관계 개선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정치·군사 동맹 넘어 경제협력으로=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협력 강화다.
양국의 정치·군사 분야 협력은 이미 만족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실질적인 경제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나간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다음 달 20∼2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러-중 경제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양국은 지금까지 방위산업과 에너지 분야에 한정돼 있던 경제협력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해 2010년까지 양국의 교역량을 현재의 2배 수준인 600억 달러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올해를 ‘러시아의 해’로 선포했다. 러시아는 내년을 ‘중국의 해’로 지정해 양국 간 우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美, 核 당근주며 인도 끌어안기▼
28일 시작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인도 및 파키스탄 순방은 핵무기 확산 방지 노력의 새 유형을 낳을 핵협정 체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핵협정의 큰 골격에 합의한 바 있어 3월 2일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체결에 나선다
인도는 1974년 핵실험에 성공한 사실상의 핵무기 보유국이다.
인도는 핵무기 기술의 해외 유출은 자제했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은 거부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인도를 통제하기 위한 방법 찾기에 골몰해 왔다.
지난해 두 정상은 △인도의 군사용 핵무기는 묵인 △민간용 핵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의무화 △민간 발전용 핵기술과 핵연료는 미국 등에서 구입 허용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합의안의 핵심은 민간·군수 핵시설이 뒤섞여 있는 인도 핵시설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인도가 어떤 종류의 핵무기를 얼마나 보유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그러나 회담을 나흘 앞둔 25일 현재 완전 타결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인도 방문 직전까지 전화와 팩스로 계속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인도의 핵 관련 합의는 사실상 인도에 NPT 체제 밖에서의 맞춤형 핵통제기구를 제공한다는 ‘예외 인정’을 의미한다.
브루킹스연구소 스티븐 코언 선임연구원은 “인도가 평화 목적 핵시설의 명분을 내걸고 핵무기 개발을 한 것은 비슷한 야심을 품은 이란에 모델이 됐다”며 예외 인정의 확산을 우려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인도 야당은 “왜 미국 의존도를 스스로 높이느냐”고 따지고 있고, 미국 일각에서도 “핵 예외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확산 노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분위기는 미국이 인도 국력의 실체를 인정하려는 경향 때문에 부시 방문을 환영하는 쪽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