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1일 발표한 외환거래 규제 완화 방안에는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외국에서 집을 사 2년 이상 살면 귀국 후에도 계속 보유할 수 있게 했고 그동안 100만 달러로 묶여 있던 주거 목적 해외 부동산 구입 한도도 폐지했다.
이번 대책은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깔려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들여 환율을 방어하기보다는 개인과 기업의 해외 투자를 촉진해 만성적인 달러화 초과 공급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특히 개인 생활과 관련이 깊은 주요 내용을 문답(Q&A)으로 알아 본다.
―외국에서 살다 온 집을 팔지 않아도 되나.
“지금까지는 개인이 해외에서 집을 사서 2년 이상 살아도 귀국하면 그날로부터 3년 이내에 무조건 집을 팔아야 했다. 하지만 2일부터는 이러한 의무가 없어져 팔지 않고 평생 갖고 있어도 된다. 개인의 주거용 해외 부동산 구입이 사실상 허용된 2005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을 산 사람도 이 의무가 없어진다. 하지만 주거 기간이 2년이 안 되면 외국에 있는 집을 팔아야 한다.”
―앞으로는 비싼 집을 구입해도 되나.
“주거 목적이라도 지금까지는 100만 달러를 넘는 집은 사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의 해외 부동산 구입 한도가 없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비싼 고급 주택이라도 살 수 있다. 다만 외국환은행에서 해외로 주택구입 자금을 송금할 때 ‘2년간 해외에서 살겠다’는 서약서를 내야 한다.”
―주거 목적이 아닌 재테크를 위한 부동산 구입은 어떻게 되나.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 목적’의 부동산 구입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허용된다. 다만 구체적 일정은 나중에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개인 등 일반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해외 증권 대상도 늘어난다는데….
“현재 증권회사 투자신탁회사 등 기관투자가는 해외 증권 투자 제한이 없다. 하지만 개인은 외국의 상장 증권, 외국 정부의 국공채, 외국 간접투자증권, 국내외 기업이 공모 발행한 투자적격 등급 이상 채권 등에만 투자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제한이 없어져 위험도는 높지만 수익률이 높은 곳에도 투자할 수 있다.”
―해외 펀드 투자는 어떻게 달라지나.
“앞으로는 국내 펀드에서 미국 영국 인도 등 해외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펀드 자산총액의 5%에서 20%로 늘어난다. 해외 펀드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재간접투자기구(Fund of funds)는 총자산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