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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 차라리 프로골퍼로 전향하라"

입력 | 2006-03-02 17:17:00

이해찬 국무총리자료사진 동아일보


이해찬 국무총리가 3ㆍ1절이자 철도파업 첫날인 1일 부산에서 골프를 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날은 철도파업과 관련해 대부분 정부부처가 비상근무에 들어갔고 국민 불편과 국가적인 교통ㆍ물류대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이 총리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지만, 총리실은 별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무총리실 이강진 공보수석은 2일 “철도파업은 예상됐던 일인데 총리가 어제 해야 할 일이 뭐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장모가 부산 동래에 계셔서 찾아뵙는 기회에 상공회의소 사람들이 만나자고 해서 같이 골프를 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은 입을 모아 “이 총리는 나랏일을 제대로 챙기든지 아니면 정치를 그만두고 차라리 프로골퍼로 전향하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거물 브로커 윤상림 씨와의 골프회동을 문제 삼는 야당 의원의 국정질문에 고성으로 대응한 총리가 국회가 끝난 다음날인 3ㆍ1절에 적절치 못한 골프회동을 가졌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 총리는 골프행적을 숨기기 위해서 경찰에 경호도 요청하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과연 국정의 총괄중책을 맡고 있는 총리가 할 수 있는 처신이냐”며 “국회에서 야당 의원의 질문에 호통을 치던 근거는 과연 무엇이냐”고 따졌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도 “이 총리가 3ㆍ1절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지방까지 내려가 골프를 쳤다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라며 “이런 행동은 총리직의 책임과 의무를 망각한 것이다. 총리를 그만두라”고 공세를 펼쳤다.

그는 “총리가 나랏일을 뒷전으로 미루고 시도 때도 없이 골프장으로 달려가니 나라꼴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비난했다.

민노당도 “아무리 휴일이라 해도 집안에 우환이 있고 아이들이 아프면 어떤 가장도 마음 편하게 외유를 즐기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이 총리가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도 이 총리의 비난에 가세했다.

ID ‘amagiri38'은 “한국에서 골프를 없애든지 총리를 없애든지 둘 중에 하나는 없애야한다”며 “철도파업으로 나라가 온통 난리가 났는데 국정을 책임지는 총리는 한가롭게 골프나 즐기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sumji1’도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라며 “사회지도층이라는 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정말 역겹다”고 말했다.

‘kcykyh’는 “전국 방방 곳곳에 3ㆍ1절 행사가 많았는데, 부산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느냐”며 “대통령이 못간 곳은 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챙겨야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