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존 버닝햄 지음·조세현 옮김/32쪽·8500원·비룡소(만 4∼6세)
에드와르도는 흔히 볼 수 있는 꼬마일 뿐이다. 이 닦기를 자주 까먹기도, 저보다 작은 아이를 못살게 굴기도, 방을 어지르기도, 동물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러면 성마른 어른들은 화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런 지저분한” “이런 심술쟁이가” “뒤죽박죽 엉망인” “인정머리 없는 녀석”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말썽쟁이’가 된 에드와르도. 이번에는 산책 중인 개에게 물바가지를 냅다 끼얹는다. “지저분한 개를 씻겨 줘서”라며 개 주인에게서 되레 칭찬을 받은 에드와르도는 그 후 이웃의 애완동물을 도맡아 돌봐 주는 유명인사가 된다.
학교에서 저보다 어린 알렉을 세게 밀어낸 에드와르도. 공교롭게도 바로 그때 교실의 전등 하나가 알렉이 서 있던 자리에 떨어진다. 날쌘 동작으로 알렉을 구해 낸 영웅이 된 에드와르도는 그때부터 동생들을 잘 돌봐 주는 의젓한 ‘형아’가 된다.
어른들이 내뱉는 말에 따라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도, 사랑스러운 아이도 되는 꼬마가 어디 에드와르도뿐이랴.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