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온 파도/옥타비오 파스 원작·바크 뷰너 그림/노경실 옮김/32쪽·9000원·이상의 날개(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원작 소설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구성한 그림책 시리즈의 1권이다. 원작자는 199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멕시코 시인.
어느 여름날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내고 귀갓길에 오른 소년의 뒤를 파도 한 자락이 따라온다. 파도는 소년의 독특하고도 절친한 친구가 돼 소년의 집에 머문다. 파도는 해와 별을 집으로 불러들이고 소년을 물 위에 누이어 아기처럼 흔들어 준다.
하지만 구름 낀 날에는 소년의 장난감 기차를 부수고 소년의 우표를 적시며 집안을 집어삼킬 듯 사납게 군다. 야생의 바다를 떠나 문명의 도시에 온 파도를 통해 인간과 자연, 자연과 문명, 이성과 비이성의 소통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신비롭게 풀어놓았다.
시리즈 2권 ‘낙타는 왜 혹이 달렸을까?’는 ‘정글북’으로 유명한 영국의 러디어드 키플링(1907년 수상)의 작품이다. 3권은 포르투갈의 주제 사라마구(1998년 수상)가 지은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이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