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5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3·1절 골프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통령 해외순방 이후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국민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결정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총리가 그동안 고심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나 이 총리의 사퇴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거취문제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그는 "우리당은 앞으로 국민들 가슴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국민 앞에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과 모든 공직자는 잔에 물을 채워 들고 다니는 심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언행을)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당과 나라의 기강을 확실히 바로잡고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총리와의 사전 의견교환 여부에 대한 질문에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열린 국무위원과의 티타임에서 여러 가지 걱정이 있었다"며 "정치인과 공직자 모두 자숙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당의 입장이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거론하며 "1978년 당시 공화당 성낙현 의원의 여고생 성추문 사건 이후 정치권의 도덕성을 가장 크게 실추시킨 사건"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정정당당하게 사과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17대 들어 한나라당에서 물의를 빚은 의원이 무려 11명에 달한다더라"며 "견제와 균형이 안되니까 이런 일들이 빈발하는 것"이라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정 의장은 서울시장 후보의 경선 또는 전략공천 문제에 대해 "(후보 영입대상인)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거취가 결정되면 그때 출마의사를 밝히신 당내 의원들과 적절한 대화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해, 강 전 장관 영입 시 전략 공천을 하는 쪽으로 당내 설득작업을 진행하겠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고건 전 총리와의 회동과 관련해 "회동일정을 조정중"이라며 "머지않아 일정을 설명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금명간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의장은 현역의원의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꼭 필요한 경우,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경우만 가능할 것 같다"며 최소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인천시장 후보로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을 영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건강에 자신이 없어 한다"며 "의사타진을 한 번 더 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