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공격수 요시오카 도쿠진(39), 후카자와 나오토(40). 미드필더에 마쓰이 다쑤야, 이와사키 이치로, 가즈히코 도미타, 넨도, 인텐셔널리스. 수비수에 다카시 기리모토, 마고토 고이즈미, 도네리코. 그리고 수문장에 신 아즈미. 벤치멤버 사토 다쿠(41), 야마나카 순지(48).
축구 마니아들도 도저히 알 수 없는 ‘대표팀’일 것이다. 이들은 축구 선수가 아니라 일본의 디자인전문 월간지 ‘까사 브루투스’가 선정한 차세대 디자이너 또는 디자인팀이다. 가장 파격적이거나 새로운 개념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공격수에, 전통적인 디자인을 차분하게 이어나가는 디자이너들을 수비수에 배치했다.
요시오카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공간디자이너. 미국과 일본에서 흔한 건물 외벽을 바탕으로 해서 광고 문구를 레이저로 쏘아 흐르게 하는 프레젠테이션 기법은 그의 대표적인 공간 활용 디자인이다.
그는 새로운 소재 발굴로도 유명하다. 2000년 도쿄의 화장품 매장 디스플레이에 사용한 카보네이트 합성수지는 일본의 고속철 신칸센과 자동차의 부품 소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는 분야는 의자 디자인. 2002년에 조명기구 토후(tofu)를 위해 디자인한 의자 ‘허니팝’은 접고 펼 수 있도록 설계돼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후카자와는 미래 제품을 디자인하는 선행(先行) 제품 디자이너. 조약돌 모양의 휴대전화, 가로 세로 길이를 바꿀 수 있는 회전형 모니터, 패션의자 같은 인터오피스-산요의 안마의자가 대표작이다.
그는 ‘좋은 디자인’은 ‘잘 팔리는 제품’이라고 말한다. 국내외에서 받은 40여 개의 디자인 상은 그가 얼마나 소비자의 심리에 충실하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는 최근 제품 디자인에서 확장된 개념의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건축 안에 인테리어 가구와 제품이 일체가 되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무한 상상을 자유롭게 펼치는 그는 “생각은 (제품으로) 잡아두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말했다.
사토와 야마나카는 ‘후보’지만 독창성을 인정받는 이들. 사토는 자일리톨 껌 디자인으로 유명한 패키지 디자이너이고, 야마나카는 기타노 공생학 시스템 프로젝트의 로봇 디자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