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례적으로 높았던 수익률 때문에 입맛을 잘못 들인 투자자가 많아 올해 주식형펀드 투자에서 실망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최근 한 자산운용사 임원이 이렇게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와 환율 등 전망이 어려운 변수가 많다며 당분간 주식 투자에 신중하라고 조언한다. 여유자금이 넉넉한 투자자라면 주식시장 밖의 간접투자 상품을 분산투자 수단으로 살펴볼 만한 시기다. 자산운용사들도 장기투자자를 위한 실물 펀드 상품의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 실물 간접투자 어때요
주식이나 채권이 아닌 실물 간접투자 대상은 부동산, 선박, 금, 원유 등이다.
부동산 펀드는 기관투자가가 투자자의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 주는 상품. 아파트 같은 개발사업에 돈을 빌려 주고 이자를 받는 형태, 업무용이나 상가 건물을 사들여 임대수익을 얻거나 다시 팔아 시세차익을 올리는 형태 등이 있다.
투자자를 모집하는 기간이 1주일 정도로 짧은 게 특징이다. 투자기간은 대체로 1∼2년. 연 7% 정도의 투자 수익을 몇 개월 간격으로 배당처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펀드는 대부분 중도 환매가 안 되기 때문에 투자 전에 안정성 검토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아파트라면 개발회사가 믿을 만한지, 분양 전망은 어떤지, 또 업무용 건물이라면 임대 수요가 충분한지 등을 발품을 팔면서 꼼꼼히 살펴야 한다.
유가 또는 금값과 연계된 펀드는 HSBC와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주로 판매한다. HSBC의 ‘파워오일 인덱스펀드’는 유가가 가입 당시보다 한 번이라도 10% 이상 오르면 연 12%의 수익을 주는 상품.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12월 금값이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수익을 얻는 상품을 판매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많은 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실물 펀드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수단일 뿐 주식형 펀드를 대체하는 상품은 아니라는 것.
○ 투자 대상 선정이 성패의 관건
최근에는 도로, 다리, 철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인프라 펀드에 주력하는 맥쿼리신한인프라스트럭처자산운용사는 학교, 병원, 발전소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곧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 맥쿼리그룹 존 워커 회장은 “인프라 펀드는 자기가 속한 사회의 기반시설에 투자하는 특별한 보람을 느끼게 해 준다”며 “국가가 필요로 하는 시설에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성이나 안정성이 매우 높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문화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지난해 CJ자산운용은 영화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를 판매해 10%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안정성이 떨어지는 실물 펀드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비판적이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영화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산업은 자금 집행이 투명하지 않은 면이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 대상으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2004년 영화 펀드를 준비하다가 기대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중단한 경험이 있다”며 “바로 몇 개월 뒤 투자를 고려했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는 것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판매 예정인 공모 실물 펀드운용사펀드투자 대상판매 일정특징삼성투신운용삼성파워오일인덱스파생상품펀드유가 연계 지수13∼23일6개월 단위로 유가 연계 지수가 일정 비율 오르면 연 12% 수익 지급한국투신운용사할린유전개발사업용선박펀드2호선박(임대 수익)연내2년 6개월 후 환매우리자산운용우리커뮤니티인덱스펀드실물자산 연계 지수연내금, 석유, 구리, 설탕, 밀, 커피 등으로 구성된 지수에 투자자료: 삼성투신운용, 한국투신운용, 우리자산운용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