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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 근육男 ‘세븐의 변신’

입력 | 2006-03-08 03:05:00

8일 한국에서 3집 ‘24/7’과 일본에서 데뷔 앨범 ‘퍼스트 세븐’을 동시에 발매하는 가수 세븐. 3집 수록곡 중 6곡을 작사했고, 1곡을 작곡한 그는 “앞으로 싱어송 라이터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YG엔터테인먼트


《새 앨범 재킷을 본 첫 느낌.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울퉁불퉁한 팔뚝, 그 위로 드러난 굵은 핏줄, 팔죽지에 새긴 문신 ‘7’…. 게슴츠레 뜬 눈에서는 반항기가 엿보였다. 지금까지 알아 왔던 미소년은 없었다. 2006년 3월. 가수 세븐(22)의 첫 번째 느낌은 ‘성장’이었다.》

“데뷔한 지 벌써 3년이고 마냥 어린애일 수는 없잖아요. 일부러 성장을 의식한 건 없어요. 근육도 쉬는 기간 꾸준히 운동하고 춤 연습하니까 자연스레 생긴 거죠. 사실 재킷도 촬영 30분 전 집중적으로 운동해 몸을 불린 거예요. 흐흐.”

그의 장난기는 여전했다. 현재 일본 오사카에 머무르고 있는 그는 8일 한국에서 발매되는 3집 ‘24/7’(하루 24시간 1주 7일 동안 ‘언제나’라는 의미) 이후의 컴백 준비, 같은 날 일본에서 공개되는 일본 데뷔 앨범 ‘퍼스트 세븐’ 프로모션으로 연일 밤을 새우는 신세다. ‘24/7’은 힙합과 리듬앤드블루스, ‘퍼스트 세븐’은 J팝(저팬 팝) 스타일로 판이하게 다르다.

전화를 통해 일단 ‘24/7’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1, 2집을 합쳐 놔도 이번 앨범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라며 비장한 어투로 말했다. 당당함, 그가 주는 두 번째 느낌이었다.

“지난해 가을이 최대 고비였죠. 3집은 완성됐는데 만족스럽지 못했고 팬들은 컴백하라고 외치고…. 결국 팬들의 항의를 감수하고 ‘앨범 발매 연기’를 결심했어요. 급하게 만든 앨범이라고 평가 받기 싫었거든요. 지금껏 어떻게 올라 온 자린데….”

그에게서 받는 세 번째 느낌은 변화였다. 3집은 기본적으로 힙합과 리듬앤드블루스 범주에 있지만 매끈하게 기름칠을 한 듯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다. 타이틀 곡 ‘난 알아요’는 그의 스승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사장이 작사와 안무를 맡았다.

“강한 힙합 리듬에 리듬앤드블루스를 가미한 곡으로 제가 ‘힙앤드비(Hip & Blues)’ 장르라고 이름을 붙였죠. ‘서태지와 아이들’이 부른 노래와는 제목만 같을 뿐 다른 노래예요.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의 ‘나안∼ 알아요’ 하는 가사나 회오리 춤은 2% 정도 삽입됐죠.”

미디엄 템포의 ‘러브 스토리’나 클럽 힙합 스타일의 ‘밤새도록’, 데뷔곡 ‘와줘’의 2탄이라고 할 수 있는 발라드 ‘와줘 part2’ 등 앨범에 수록된 17곡 모두 도회적이며 기름지다.

하지만 그는 일본에서 J팝 가수로 통한다. 평소 파워풀한 모습과는 달리 일본 데뷔곡 ‘히카리(光)’나 지난해 일본 오리콘 싱글 차트 4위를 기록한 ‘스타트라인’ 등은 얌전한 일본 노래다.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 때문에 오히려 토끼 두 마리를 다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어떤 장르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가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말이 안 통하는 일본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지냈어도 이를 악물고 노래했죠. 그러다 보니 지난해 말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 때 팬이 1만 명이나 왔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꽉 다문 입이 벌어질 만큼 기쁘죠.”

3가지 느낌만으로도 어느새 인터뷰를 마쳐야 할 시간이 됐다. 그의 이름대로 7개를 채우기 위해서는 4가지 느낌이 더 필요했다. 그는 “인생에 있어서 ‘24/7’ 같은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나머지 4가지 느낌을 충분히 실었다.

“당연히 음악이죠. 100가지 느낌으로도 제 열정을 표현할 수 없죠. 최고 가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분에게 음악으로 희망을 주고 싶어요. 제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을 듣고 가수의 꿈을 키운 것처럼 말이죠.”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