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정찰위성은 정해진 시간대에 지구 궤도를 돌기 때문에 감시 대상은 이 시간대만 피하면 된다. 하지만 불시에 언제라도 투입할 수 있는 우주비행기가 있다면?
이런 필요 때문에 미국 국방부가 2단계 지구궤도 진입 우주비행기 시스템인 이른바 ‘블랙스타(사진)’를 1980년대부터 극비리에 개발해 이미 1990년대에 시험비행을 마쳤다고 미국의 우주항공 전문지 ‘에이비에이션 위크 & 스페이스 테크놀로지’가 6일 보도했다. 그러나 미군은 ‘블랙스타’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블랙스타’는 공군의 XB-70 초음속 폭격기를 모델로 개발한 대형운반선 ‘SR-3’와 실험용 소형 우주궤도 비행기 ‘XOV’의 비행체 2개로 구성돼 있다.
모선 ‘SR-3’가 동체에 XOV를 싣고 높은 고도로 날아올라 초음속을 유지한 채 XOV를 분리시키면 XOV는 자체 로켓엔진을 분사시켜 우주궤도로 진입하고 모선은 기지로 회항하게 된다. XOV도 임무를 완수한 뒤에는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이 시스템은 특수 정찰활동 외에도 다른 우주선을 회수하고 정비하는 기능은 물론 다른 인공위성을 공격하거나 우주에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이른바 ‘신의 회초리(rods from god)’를 이동시키는 임무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잡지는 특히 “이 군사용 우주비행기가 플로리다 주 헐버트 공군기지,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 뉴멕시코 주 홀로맨 공군기지 등에 착륙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잡지는 1990년대 이후 예산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계획이 유보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하며 “16년 동안이나 추적해 온 이 극비 프로젝트가 암흑 속에 묻히지 않도록 비록 우리 보도기준에는 불충분하지만 그간의 취재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