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친일파 후손들이 물려받은 땅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법무부는 친일파 후손들이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고 9일 밝혔다.
정부가 친일파 후손 재산 환수를 위해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처음이다.
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친일파 후손들은 해당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세를 놓는 등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가처분 신청 대상이 된 땅은 친일파 이완용, 이재극, 민영휘의 후손이 소유한 땅 10필지 1759평이다.
이 땅들은 1997~2004년 친일파 후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겨 소유권을 인정받은 것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말 시행된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대통령 산하 재산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국가 귀속 여부가 판가름 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친일파 후손이 재산을 팔아넘긴다면 국가의 재산 보전 처분을 피하려 했을 때 적용되는 '강제집행 면탈죄' 등으로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과 법무부는 지난 달 법원에 계류 중인 송병준 등 친일파 후손의 땅 찾기 소송 13건에 대해서도 소송 중지 신청을 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