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젓가락으로 콩을 집는 민족, 정보통신 강국을 만들다.’
‘바람의 옷을 짓던 손이 만들어낸 디자인 코리아.’
10일 한국광고주협회가 수여하는 ‘제14회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을 받는 삼성전자의 ‘우리의 자부심(인쇄부문)’ 광고 헤드카피들이다. 이 광고의 메인카피에는 휴대전화,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단어가 등장하지만 ‘삼성’이란 말은 찾아볼 수 없다.
이 광고를 만든 강진기(46·사진) 제일기획 C2 그룹장은 1988년부터 삼성물산 홍보실, 삼성그룹 비서실 등을 거치면서 10년 넘게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의 기업광고를 담당해 왔다.
그는 “앞으로 기업광고는 자사(自社)의 기술을 자랑하는 형태가 아니라 겸손하게 소비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했다.
1996년 시작된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광고 캠페인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삼성그룹의 ‘함께 가요, 희망으로’와 함께 이 캠페인을 총괄하는 그는 삼성 기업광고의 장수 비결로 최고경영자(CEO)의 의지를 꼽았다.
“2000년대 초반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을 당시 화두였던 디지털 소재의 캠페인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단호하게 말렸습니다. 기업광고는 최소한 10년은 일관되게 지속돼야 한다는 신념이었죠.”
삼성그룹은 올해 기업광고에 탁아사업, 농촌 지원사업, 청소년 육성사업 등을 다루는 것을 검토 중이다. 그는 “15초에 이미지를 보여 주는 TV광고에 비해 신문광고는 삼성의 ‘상생경영’ 메시지를 좀 더 충실히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