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중층 아파트들이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들어 일부 아파트 단지는 조합설립 인가를 받거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는 반면 리모델링에 대한 규제는 크게 완화됨에 따라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단지가 늘어난 것.
하지만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기존 단지 가운데는 재건축을 요구하는 조합원의 반대에 부닥쳐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리모델링으로 전환하는 아파트 늘어
서울 송파구, 강동구, 용산구 등에서는 리모델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단지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정부가 최근 리모델링 때 늘릴 수 있는 면적 제한(9평)을 없애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에 대해서는 공사비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는 등 지원책을 내놨기 때문.
지난달 24일부터는 전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설립인가 요건도 완화했다.
서울 강동구 길동 프라자아파트는 리모델링을 추진하기로 했다. 31, 40평형 중대형 아파트로만 이뤄진 데다 15층 아파트여서 재건축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 14일 리모델링 시공사를 선정하고 25일 조합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재건축이 어려운 송파구 풍납동 미성아파트도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고 2일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으며, 송파구 오금동 상아1차도 이달 말 리모델링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용산구 이촌동 타워·빌라맨션은 이례적으로 조합원 100% 동의를 받아 리모델링 건축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삐걱거리는 조합도 적지 않아
하지만 재건축을 추진하다 리모델링으로 돌아선 단지는 기존 재건축 추진위원회나 조합을 먼저 해산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는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튼 뒤 80% 이상 주민 동의를 받았지만 이미 구청 승인을 받은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있어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 강남 일부 단지는 재건축 추진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1월 18일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서초구 잠원동 한신13차는 최근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2월 설립인가를 받은 잠원동 한신18차를 비롯해 한신 21, 25차 등도 주민 반대 때문에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이 아파트 시세를 더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주민이 반대에 나섰기 때문. GS건설 정재희 차장은 “재건축이 어려운 강남의 일부 고층아파트 주민들이 아직도 재건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주요 아파트위치 아파트가구수사업단계
강남구압구정동미성1차322시공사 선정구현대5차224추진위일원동개포한신364시공사 선정도곡동동신1차360 〃동신2차24 〃동신3차90 〃강동구둔촌동현대1차498추진위광진구광장동워커힐576 〃서초구잠원동한신13차180조합설립 인가한신18차314 〃한신21차108시공사 선정
방배동궁전216이주경남450시공사 선정신동아493추진위송파구오금동상아1차226 〃풍납동미성275시공사 선정영등포구당산동평화284 〃용산구이촌동장미64추진위로얄72착공리바뷰56시공사 선정현대653 〃타워·빌라맨션62건축 심의중구황학동신당69추진위자료: 부동산114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