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남산식물원 뒤 ‘단군굴’ 앞에서 자칭 대종교 신도 20여 명과 남산공원관리사무소 소속 공익요원 17명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단군굴 터는 국유지이지만 1945년경부터 수십 년간 이곳에 단군 그림과 신상 등을 갖춰 놓고 제사를 지내 온 사람들이 있어 남산공원관리사무소 측은 암묵적으로 점유권을 인정해 줬다.
하지만 2002년 김봉자(사망 당시 84세) 단군굴 수도원장이 숨진 뒤 아무런 행사도 열리지 않자 관리사무소 측은 단군굴을 접수했다.
성모 씨 등 수십 명은 2004년 8월 대종교 신도를 자처하며 단군굴에서 행사를 열겠다고 주장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2년 6개월간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 점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행사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관리사무소가 막아 놓은 철문을 뜯어내고 단군굴 앞에 지은 가건물에서 24시간 경계를 섰다. 관리사무소 측은 몇 차례의 경고 끝에 8일 이들을 쫓아내는 행정대집행을 했다.
대종교 본부 측은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아 이들을 2개월 전 출교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을진(金乙振) 남산공원관리사무소장은 “이곳이 역사적으로 보존해야 할 단군굴이라면 문화재청의 승인을 거쳐 견학 및 관람 목적의 보존을 검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