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검찰총장이 10일 대구고검과 대구지검을 방문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3·1절 골프 파문에 연루된 영남제분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한나라당이 이해찬 국무총리와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10일 검찰에 고발함에 따라 ‘3·1절 골프’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정상명(鄭相明)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은) 고발이 들어오는 대로 수사 방침을 정할 것”이라며 “3·1절 골프 파문에 연루된 영남제분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또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이 검찰에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파악해 잘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다음 주 초 임채진(林采珍) 지검장과 1, 2, 3차장이 회의를 열어 수사 주체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의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는 자연스럽게 영남제분의 주가 조작 의혹 사건,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과 합쳐져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이 고발한 주된 혐의는 이 총리와 이 차관이 영남제분 유원기 회장 등이 마련한 돈으로 골프를 한 것이 뇌물 수수 혐의에 해당한다는 것. 여기서 핵심은 ‘직무관련성’이다. 그 연결고리가 되는 것은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영남제분 주식 매입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영남제분 주식을 높은 가격에 대량 매집했고, 이 과정에서 영남제분은 자사주를 대량 매각해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2004년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지낸 이 차관은 지난해 10∼12월 유 회장과 몇 차례 골프를 쳤으며, 이 시점은 교직원공제회의 영남제분 주식 매입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주식 매입 당시에는 이 차관이 국무총리 비서실장 신분이었지만 영남제분의 ‘골프 접대’가 직간접적으로 직무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