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동반자 중 한 명인 유원기(사진) 영남제분 회장이 2004년 이 총리에게 후원금을 낼 때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름이 허위로 신고됐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해찬후원회는 2004년 5월 14일 ‘2004년 4월 6일 류○○(유원기 회장의 장남) 400만 원’이란 내용의 수입지출명세서와 고액기부자 명단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당시 서울시선관위는 유 회장의 장남 명의로 송금된 400만 원이 유 회장의 통장에서 빠져 나온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허위신고 내용을 후원회 측에 알린 뒤 수입지출명세서의 ‘류○○’ 이름을 ‘류원기’로 정정 기재했다.
하지만 당시 후원회가 제출한 고액기부자명단은 정정하지 않고 그대로 놔둬 이 총리에게 후원금을 낸 사람이 유 회장의 장남으로 그대로 기재됐다. 선관위는 이 총리의 골프 파문이 확산되던 6일 기자들의 자료 공개요청에 따라 고액기부자 명단을 공개했다. 그런데 선관위는 스스로 허위신고를 밝혀낸 뒤 정정까지 했던 후원회의 수입지출명세서 대신 유 회장의 장남 이름이 기재된 허위 고액기부자 명단을 수정 없이 공개했다.
특히 중앙선관위의 공개로 이 총리에게 후원금을 낸 사람이 유 회장이 아니라 그의 장남이란 보도가 연일 나가는 와중에서도 중앙선관위는 아무런 정정도 하지 않아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문제가 되자 “정정사실을 알고 있던 직원이 다른 부처로 옮겨 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잘못된 자료가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2004년 5월 14일 ‘국회의원 이해찬 후원회’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낸 고액 기부자 명단에는 유원기 영남제분 회장의 장남이 후원금을 낸 것으로 적혀 있다(왼쪽). 그러나 2004년 10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는 ‘류원기’로 고쳐져 있다. 자료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