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윤상림(54·구속기소) 씨의 정관계와 법조계 로비 의혹 규명의 ‘열쇠’를 쥔 윤 씨의 운전사 겸 비서였던 양모 씨가 잠적 4개월 만에 검거됐다. 이에 따라 답보 상태에 빠졌던 검찰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金敬洙)는 2003년 이후 2년여간 윤 씨의 운전사 겸 수행비서였던 양 씨를 14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양 씨는 윤 씨가 2003년 5월 현대건설을 협박해 9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된 직후 잠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대건설 건 외에도 양 씨가 여러 차례 윤 씨의 돈 심부름을 한 정황이 있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윤 씨의 운전사가 검거되면서 말만 무성했던 로비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왔다.
검찰은 또 2002년 12월경 윤 씨가 자신의 계좌에서 인출한 100만 원짜리 수표 80장 가운데 일부가 정치인에게 흘러간 정황을 잡고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윤 씨의 수표를 사용한 사람 중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이 있어 조사 중”이라며 “하지만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윤 씨가 당시 정치인들에게 건넨 후원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표 사용자를 불러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당시 롯데그룹 측이 윤 씨를 통해 정치인들을 상대로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 인허가를 위해 로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됐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14일 롯데건설 임원 L 씨를 불러 조사했다. L 씨는 2003년 4∼9월 윤 씨가 이해찬(李海瓚) 당시 민주당 의원과 골프를 할 때 동반했던 인물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