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도’ 제주가 프로축구 열풍에 휩싸였다.
렌나르트 요한손(유럽축구연맹 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2002월드컵조직위원장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이라고 칭송했던 제주월드컵경기장.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전용경기장에 걸맞은 경기가 열리지 않아 축구팬의 기억에서 잊혀지던 이곳이 15일 축구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주를 연고로 한 첫 프로팀 제주 유나이티드 FC가 수원 삼성과 벌인 삼성하우젠 K리그 2006 첫 홈 개막전에 3만2517명의 구름관중이 몰렸다. 모처럼 멋진 경기를 접한 팬들은 슈팅이 나올 때마다 우레와 같은 함성을 터뜨렸다. 서귀포시 명예시민인 가수 조용필 씨가 자신의 히트곡인 ‘여행을 떠나요’를 제주도 방언으로 개사해서 만든 응원가 ‘모다드렁 혼저들 옵서게(다같이 모여 어서 오세요)’도 울려 퍼졌다.
경기장이 위치한 서귀포시의 인구가 채 10만 명이 넘지 않고 30만 명이 넘는 제주시는 승용차로 1시간 거리라 관중동원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제주의 첫 프로팀에 대한 제주도민의 관심은 대단했다. 이달부터 도내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신청받은 서포터스 신청자만 1만3000여 명에 이를 정도. 이날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 김용수(38·제주시 영평동) 씨는 “타지에 가서만 볼 수 있었던 프로축구 경기를 제주에서 볼 수 있어 감격스럽다. 아이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생겨 이젠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자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팬들의 열띤 응원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수원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편 ‘태극 전사’ 이동국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포항 스틸러스는 광주 상무를 3-0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달렸다. 이동국은 이날 1골 1도움. 성남 일화도 우성용의 2골 덕택에 대구 FC를 2-1로 꺾고 2연승. FC서울은 전북 현대모터스와 1-1 무승부. 박주영은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서귀포=전 창 기자 jeon@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