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16일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4일 자신과의 면담에서) 시간을 갖고 좀 검토하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신문에는 하마평이 나오지만 현재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후임 총리 인선 시기에 대해서는 "솔직히 지방선거 전에 후임 총리 임명되는 게 당으로서는 부담은 있다. 아무리 좋은 총리 후보를 내놓아도 야당은 총공세를 펼 것이고 청문회 국회로 만들어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선거를 조성하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그러나 대통령께서는 원칙을 중시하는 분이어서 지방선거를 의식해 (후임 인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의장은 "언론의 관심은 현재 사람에 맞춰져 있지만 사람에 맞추는 단계가 아니라 (노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 책임총리를 전반적으로 검토해보고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우리 국민은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고 분권형 국정운영을 선호한다"며 "이 총리가 책임총리로서 분권형 국정운영을 해온 것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궤도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강금실 전 법무장관 영입문제에 대해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고 "다음주부터 개각을 통해 물러난 분들의 사표가 정리되면 한분씩 후보들을 포진해 국민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해, 내주중 '차출된 장관'들의 릴레이 입당 계획을 시사했다.
정 의장은 5·31 지방선거 목표에 대한 질문에 "여당의 체면을 생각하면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반은 돼야 한다"며 "인물 경쟁력은 한나라당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과 관련해 정 의장은 "지금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를 안했다"면서 "모든 것을 던져서 지방선거 돌파할 것이며,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 무산에 대해 "대단히 유익하고 건강한 대화였지만 동시에 차이점도 확인한 의미가 있다"며 "그래도 고 전총리가 한나라당과 같이 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동의를 구했지만 고 전 총리는 그 부분에 대해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스크린쿼터제와 관련해 "스크린쿼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의해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면 그 이상의 제도적 지원과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의 새만금 확정판결에 대해서는 "환경과 개발이 조화된 터전으로 적극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지금부터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구선수와 한류스타에 대한 병역특례 논란과 관련해 정 의장은 "국민적 동의가 형성된다면 스포츠 스타와 같은 차원에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정 의장은 이밖에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나와 대학 동기동창(서울대 72학번)이고 학생운동을 같이 하며 30여 년간 우정을 나눈 사이"라며 "그러나 당의장으로서 의원 대다수의 의견을 짊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나도 골프 곧잘 하고 솔직히 내기 골프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통일부 장관을 그만둔 뒤 석 달가량 봉급을 받은 적이 없다. 당의장이긴 하지만 고정적인 월수입이 없는 상태가 된 건 처음이다. 앞으로 정치활동을 하면서 후원회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검토해봐야겠다"며 돈 문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