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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이렇게 마음 졸인 경기는 처음… 생큐 코리아”

입력 | 2006-03-17 03:09:00


○…김인식 감독은 이전 경기에서 계속 마무리를 맡았던 박찬호를 선발로 기용한 데 대해 묻자 “일본전 박찬호 선발은 선동렬 코치의 제안이었다”고 소개. 김 감독은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훈련할 때 멕시코와 미국전 선발은 정했는데 일본전 선발은 결정하지 못했다. 애너하임에 와서 선 코치가 박찬호 선발을 제의했고 멕시코전 후 로테이션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선동렬 코치는 경기 전 “박찬호라고 별 다를 게 없다. 초반에 좋지 않다면 무조건 바꾸겠다”며 투수 운용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5이닝 동안 안타 4개를 허용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삼진을 솎아 내고 병살타를 잡아내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 수는 66개. 최고구속은 시속 151km.

○…에인절스타디움 1루 측 한국 더그아웃 위쪽에는 항일투사 안중근 의사의 손가락이 잘린 손바닥 도장과 함께 ‘대한국인(大韓國人)’이라는 휘호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등장해 일본과 맞서 싸우는 선수들의 투지를 불태우게 했다.

○…8강 2라운드 경기를 모두 마친 대표팀은 17일 오전 버스 편을 통해 준결승과 결승이 열리는 샌디에이고로 이동할 예정.

마르티네스 美감독

○…‘한국 덕에 미국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국이 일본을 2-1로 꺾은 뒤 AP통신은 머리기사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이날 한국이 일본에 지면 4강 진출에 실패할 상황에 처했던 벅 마르티네스 미국대표팀 감독은 “내 생전 이렇게 마음을 졸이면서 경기를 볼 줄은 몰랐다”며 “훌륭한 경기였으며 우리에겐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이 열리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이 무료 개방된다. 프로야구 구단 두산과 LG는 야구팬이 구장의 대형 전광판을 보며 응원전을 펼칠 수 있도록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양 구단 팬과 인터넷 팬클럽, 사회인 야구팀 등이 주축이 될 이날 응원전에는 야구팬이라면 3만 명 범위 안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구장은 오전 10시에 개방되며 경기가 시작되는 정오까지 두산-LG 응원 단장의 주도로 응원연습도 할 예정.

○…‘한국과 맞붙으면 8회를 조심하라.’ 일본은 이번에도 ‘8회의 악몽’에 몸서리를 쳤다. 16일 이종범의 결승 2루타와 5일 도쿄돔 예선 때 이승엽의 역전 투런 홈런은 8회에 나왔다. 비단 WBC뿐이 아니다. 한국은 1982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도 8회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와 한대화의 결승 3점포로 5-2의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3, 4위 결정전에서도 8회 이승엽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애너하임=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