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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Design]Young디자이너/영상디자이너 장재혁 감독

입력 | 2006-03-20 03:45:00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쉴새없이 멋진 춤 솜씨를 자랑하는 가수 비의 뮤직비디오 ‘새드 탱고’. 일본에서 발매한, 싱글을 위해 제작한 이 뮤직비디오는 ‘비의 스타일을 잘 살렸다’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로 멋지다’는 평을 받으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비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한 이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이가 장재혁(32·사진) 감독이다. 뮤직비디오 감독은 ‘영상 디자이너’로 불린다. 장 감독도 계원조형예술대에서 영상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는 조PD의 ‘마이 스타일’ 뮤직비디오로 주목받은 이래 히트 작을 여러 편 만들었다. 박지윤 ‘할 줄 알어’, 장나라 ‘스위트 드림’, 이승환 ‘꽃’, 조PD ‘친구여’를 비롯해 ‘옥션’, ‘비씨 카드’의 ‘180도 특권’편, ‘LG 텔레콤’의 ‘캔 유’ 시리즈 등.

그는 뮤직비디오와 CF를 넘나들며 200여 편을 제작했다. 그는 인기 연예인을 캐스팅하지 않고도 신세대 코드를 이용해 젊은 대중의 ‘끼’를 자극하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

촬영은 촬영기사가, 조명은 조명기사가, 편집은 편집기사가 있는데 감독은 뭘 할까 싶지만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다. 똑같은 콘티와 시나리오에도 감독에 따라 작품이 달라진다.

장 감독의 실험성은 CF보다 뮤직비디오에서 빛을 발한다. ‘다이나믹 듀오’의 ‘링 마이 벨’ 뮤직비디오는 영화 ‘취권’ ‘엑소시스트’, 형사물을 패러디했다. 조잡한 경고 문구와 예고편이 나온 뒤 본편이 나오는 비디오테이프의 상영 방식을 채용해 재미를 더했다.

그는 대중문화의 ‘꽃’으로 불리는 뮤직비디오와 CF를 디자인하는 사람이어서 유행에 민감할 것 같지만, 사실 TV도 잘 안 보고 인터넷도 거의 안 하고 게임은 오목밖에 할 줄 모른다. 인체 해부도가 예쁘다는 이유로 벽에 걸어놓기는 할지언정.

그는 CF를 한 달에 3, 4편씩 찍는다. 최근작은 영화배우 이준기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롯데칠성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이준기가 목이 쉰 상태로 녹음해 거슬리는 곳이 있었으나 이를 그대로 사용했다.

‘잇츠 레이닝’과 ‘마이 스타일’은 2004년 케이블 음악채널 ‘m.net’가 선정한 ‘대한민국 최고의 뮤직비디오 10’에 뽑히기도 했다.

전은경 월간 ‘디자인’ 기자 lilith@desig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