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려 한다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 BMW의 수석 디자이너 아드리안 판 호이동크(42·사진) 씨가 BMW 그룹 임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았다.
네덜란드 출신의 판 호이동크 씨는 BMW가 1989년 생산을 중단했다가 2004년 ‘부활’시킨 6시리즈를 디자인해 이름을 알린 디자이너. 그가 총괄한 새 6시리즈의 디자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쿠페’라는 평가를 받던 이전 6시리즈의 전통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현재 BMW 브랜드를 만드는 95명(독일 뮌헨 본사 80명, 미국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 15명)의 다국적 디자이너 팀을 이끌고 있다.
판 호이동크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제품을 만드는 것처럼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도 시장에서의 경쟁을 생각해야 하지만 그것을 지나치게 의식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사람에게 맞는 제품을 만들려고 하면 결국 실패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차를 사고 싶어 합니다. 자동차의 디자인 경향이 개성적이고 복잡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그는 이런 추세에 대처하는 요소로 오히려 ‘단순함’을 꼽았다. 그는 “모든 것을 분석하기 시작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그래서 BMW는 디자인을 할 때 ‘고성능’ ‘화려함’ ‘정밀함’ 등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3가지 사항만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에 앞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사하기는 하지만 연연하지는 않습니다. 소비자 취향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