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만큼 해낼 수 있다”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유럽파 태극전사 점검을 마치고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최종 엔트리의 80% 정도는 이미 완성됐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16강 진출의 관건은 스포츠과학에 따른 훈련과 신뢰’. 한국축구대표팀의 2006독일월드컵 16강 시나리오가 나왔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핵심 브레인 아프신 고트비(41) 코치는 “2002년에 비해 훈련할 시간은 짧지만 한국 축구의 수준이 올라간 데다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토고잡는 스포츠과학
6월 13일 열리는 토고와의 G조 예선 1차전에서 이겨야만 16강에 갈 수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 이에 따라 ‘아드보카트 호’는 토고전에 맞춰 기술과 전술, 체력, 정신력 등 종합적인 면에서 전력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 주기화 훈련… 기술 전술 체력 극대화
인체는 강한 자극을 주면 처음엔 놀라지만 계속 자극을 줄 경우 적응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 원리를 이용해 운동의 강도를 주기적으로 높여 가며 운동 수행 능력을 일정한 시점에서 극대화하는 게 주기화 원리. 고트비 코치는 “운동의 강도와 휴식을 조절해 토고 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사이클은 3일은 강하게 2일은 약하게가 일반적이다.
운동 강도 조절은 7 대 7 등 미니게임을 3분하고 3분 쉬는 기본 패턴을 변형시킬 예정.
처음엔 ‘3분, 3분’을 6회하고 그 다음 강도를 높일 땐 3분 미니게임하고 2분 30초 쉬는 패턴을 8회, 그 다음엔 3분 미니게임에 2분 쉬는 패턴을 10회하는 식으로 운동량은 늘리고 휴식은 줄인다.
이용수(세종대 교수) KBS 해설위원은 “주기화 훈련은 현대 축구의 흐름상 경기 도중 휴식할 시간이 별로 없는 것을 감안해 몸을 극한상황에까지 몰고 가 컨디션을 최대로 끌어 올리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 자신감 살리는 음악요법-칭찬요법
태극전사들은 실력이나 투지는 좋은데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게 코칭스태프가 파악한 최대 약점.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에 오자마자 잘 싸운 모습의 영상을 만들어 티나 터너의 ‘너희가 최고(Simply the best)’라는 음악과 함께 보여줬다. 이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위한 스포츠심리학 기법이다. 김병현(스포츠심리학)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선수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게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포지션 경쟁과 엄포 등으로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면서도 실수했을 때 “좋은 시도야”라며 오히려 칭찬으로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고 있다.
최강의 코칭스태프 ‘믿음의 축구’
아드보카트 호가 또 한 가지 중점을 두는 부분이 신뢰.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서로 믿지 않으면 조직력이 살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핌 베르베크 수석코치, 고트비 코치, 홍명보 코치의 의견을 수렴해 판단하는 ‘신뢰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고트비 코치는 한국 코칭스태프를 “세계 최강의 맨 파워”라고 말했다. 이용수 위원은 “서로의 장점으로 다른 사람의 단점을 커버하는 것이 최상의 코칭스태프”라고 밝혔다.
철저하게 실력과 컨디션에 입각해 엔트리를 짜는 것도 선수들에게 신뢰를 주는 부분.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종엔트리 구성도 경기를 많이 뛰어 경기 체력(Match Fitness)을 키운 선수를 위주로 객관적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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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고트비코치…운동역학-생리학 섭렵…훈련-경기분석 정상급▼
아프신 고트비(사진) 한국축구대표팀 코치는 ‘문무’를 겸비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핵심 브레인.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축구를 하며 전기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 운동역학과 운동생리학 등 다양한 스포츠 과학을 섭렵해 훈련 및 경기 분석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2002한일월드컵 때 기술분석관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도와 ‘4강 신화’에 일조했다.
최근 국내에서 영상분석에 의한 기술 분석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도 고트비 코치의 영향이다. 그는 이번엔 코치로 기술분석을 도맡아 하고 있는 그는 캘리포니아대 여자축구팀 감독과 수원 삼성 2군 코치, LA 갤럭시 수석코치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