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가 극성이다.
송도국제도시에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대박’이 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서울, 경기지역 주민의 위장 전입이 크게 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위장 전입자를 수사해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허위신고)로 처벌하고 있지만 대부분 소액의 벌금형에 그쳐 효과가 적다.
▽위장전입 러시=송도국제도시 내 아파트 프리미엄이 분양가를 넘어서면서 투기꾼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 내 P아파트 32평 형은 최근 한 달 동안 4000만∼5000여 만 원이 오른 3억 9000만 원을 기록했다. 분양가 1억9000만 원의 2배를 넘었다.
여기에 송도국제도시에 추진되는 151층 쌍둥이 빌딩과 연세대 송도캠퍼스 조성, 송도국제학교 착공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위장 전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은 대부분 친인척, 친구의 집으로 위장 전입을 한다. 전입신고를 하더라도 관할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실제 거주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위장전입이 기승을 부린다.
▽경찰, 단속에 안간힘=경찰은 최근 아파트 분양 당첨확률을 높이려고 인천 지역으로 위장 전입한 혐의로 유모(36·여·충남 천안) 씨, 정모(34·여·경기 김포) 씨, 회계사 문모(26·여·경기 성남 분당구) 씨, 정모(39·경기 고양) 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P건설이 지난해 5월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하는 주상복합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친척 집으로 주소를 옮겨 아파트를 분양 받은 혐의. 경찰은 이들이 3억∼5억 원 정도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송도 인근 재개발 지역인 소암마을과 영종지구에 위장 전입한 300여 명을 같은 혐의로 적발해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재 대형 부동산업소를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벌금 안 무섭다=위장전입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 받은 뒤 불구속 입건돼도 30만∼50만 원의 벌금형에 그친다.
A공인중개사는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는 부동산투기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적발되지만 않으면 수 억 원을 버는데 수십 만 원의 벌금을 무서워 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말했다.
올해도 송도국제도시에 포스코건설과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아파트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어서 위장전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송도뿐 아니라 영종지구, 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 내 아파트 불법 분양을 위한 위장전입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에는 현재 4460가구가 살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가 준공되면 2년 안에 4661가구가 추가로 입주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