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중소기업 채용 전문 사이트에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질문이 재미있다. 그건 ‘직업을 구할 때 한 가지만 바꿀 수 있다면?’이었다.
1위를 차지한 대답은 ‘전공’이었다. 답변자의 36.2%가 이렇게 응답했다. 흥미로운 것은 응답자의 33.1%에게서 나온 2위 대답이다. 그건 ‘외모’였다. 여성 응답자만 따로 분석했을 때는 ‘외모’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또 한 대학에서 최근 5년간 시행한 미용성형수술을 분석했더니 연령별로는 20대가 전체 환자의 30%로 가장 많았다. 성형 부위로는 코가 1위, 눈이 2위로 두 부위 성형이 전체의 63.37%를 차지했다.
취업 후 사회생활을 하고 배우자를 얻어야 하는 젊은 층이 외모를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현실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물론 우리 사회가 외모만으로 인재를 판단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성형수술을 원하는 사람이 증가하는 사회 현상을 두고 일각에선 ‘성형공화국’이라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성형수술 받는 이들을 수술에 의존해 모든 것을 얻으려 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경향도 있다. “성형수술에 의존하는 것은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마음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지만 손쉬운 방법인 성형수술을 택한다”는 주장도 있다.
성형수술에 대해 지나친 믿음을 갖거나 소위 ‘성형 중독’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 실제로 병원에 있으면 많은 사람이 자신감 때문에 찾아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감을 얻기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성형수술을 한다는 데는 동의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외모를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즉흥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수술을 결정하기 오래전부터 지인에게 또는 인터넷 등을 통해 묻고 또 물은 뒤에 어렵게 마음을 정하기 때문이다. 상담도 한곳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병원을 찾는다. 그래서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면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준비 과정을 거쳤는데도 수술을 받기 직전까지 걱정과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다.
이런 어려움이 있음을 알면서도 수술을 받고, 그 뒤 자신감을 갖고 밝게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올 때면 성형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수술로 몸의 건강을 얻는 것은 좋은 일이고, 수술로 자신감을 얻는 것은 비난받을 일인가? 그 사람의 삶에 득이 된다면 그건 바람직하지 않은가.
이제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소망 이외에 현실적인 필요에 의한 수술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할 때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나은 직장, 더 좋은 위치에 오르기 위해 자신의 외모를 좀 더 가꿀 필요성을 느끼는 세상인 것이다.
최종우 미네뜨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