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문병호 “개구리소년 시효 연장 무산 민노당 때문”

입력 | 2006-03-23 11:22:00


‘개구리소년’ 사건과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각각 오는 25일, 다음달 2일), 열린우리당 문병호(사진) 의원은 23일 “민주노동당의 법사위 점거로 공소시효 연장이 무산됐다”며 “직접적인 책임은 민노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지난해 8월 공소시효 연장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지난 2월에 처리가 됐어야 했는데, 민노당 의원들이 법사위를 점거하는 바람에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민노당이 비정규직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점거농성을 했는데 공소시효 연장 법안을 비롯한 50여건의 법안이 다 같이 발이 묶여 버렸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민노당도 공소시효 법안이 올려진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4월에 법안이 처리돼도 이들 사건은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만큼 다시 연장할 수 없다”며 “시효 만료 사건은 헌법 소원 제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개구리소년’ 사건의 경우 실제 사망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 시효가 남을 수도 있다”며 “예를 들어 실종 후 몇 달 후에 사망했다면 연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 사건의 유족들이 국회에도 여러 차례 찾아와 청을 했다”며 “죄송하다. 제2, 제3의 그런 사태가 없도록 4월에는 반드시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구리소년’ 사건 유족들은 이날 대구시 와룡산 유골 발굴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소시효 연장과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또 개구리소년 유족 등 전국의 실종 미아사건 부모들을 초청해 대통령과 면담을 하게 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개구리소년’ 사건은 15년 전인 91년 3월26일 어린이 5명이 대구 달서구 와룡산 자락으로 도룡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 실종된 사건이다. 실종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 이들의 유골이 발견됐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수사 진척이 없다.

‘화성연쇄살인’은 지난 86년부터 5년간 10명의 부녀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 범인은 지금도 오리무중이며 91년 4월3일에 발생한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4월2일로 끝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