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으로 폐암에 걸렸다며 폐암 환자와 사망자 유족들이 KT&G를 상대로 제기한 '담배 소송' 재판이 23일 재판이 연기된 지 6개월 만에 재개돼 서울대 의대 감정결과의 객관성 여부를 놓고 원고와 피고 측 대리인이 팽팽히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조경란·趙京蘭)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원고인 폐암 환자 측 대리인으로 나선 배금자(裵今子) 변호사는 "흡연 피해자들을 감정한 서울대 의대 감정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감정인들을 직접 법정에 불러 신문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진 6명으로 구성된 감정단은 2004년 11월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한 1차 감정결과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이달 초 2차 감정 결과를 제출했다.
배 변호사는 "KT&G가 서울대 의대 암센터 설립 때 수백억 원을 기증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짓고 있는 서울대 임상의학센터 설립기금으로 250억 원을 기증했다"며 "서울대 의대가 KT&G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제3의 기관에 재감정을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G 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박교선(朴敎善) 변호사는 "2004년 원고와 피고 양측이 합의해 감정인을 지정했는데 이제 와서 감정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5월 18일 다시 재판을 열어 감정인 신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