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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朱(주)

입력 | 2006-03-24 03:08:00


‘朱(주)’는 갑골문에서는 소나무나 잣나무와 같이 속이 붉은 나무를 가리켰다. 이에서 출발하여 ‘朱’는 ‘붉다, 붉은 빛’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오늘날 정원수로 많이 쓰이는 ‘朱木(주목)’은 줄기가 붉은 나무다. 이에 따라 ‘朱’가 들어가 있는 한자는 대부분 ‘붉다’라는 의미와 관련이 있다.

‘株(주)’는 ‘木(나무 목)’과 ‘朱’가 합쳐진 글자로서 ‘나무의 붉은 부분’을 나타낸다. 소나무나 잣나무의 밑동을 잘라 보면 그 속은 붉은 빛을 띤다. 붉은 빛을 띠는 밑동이라는 의미로부터 ‘株’는 ‘그루터기’라는 뜻을 갖게 된다. 그리고 또한 이로부터 ‘그루’라는 뜻을 갖는다. ‘式(식)’은 원래 ‘기다란 나무토막’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株式’이라는 말은 원래 ‘나무 한 그루’ 혹은 ‘나무 한 토막’을 의미한다. ‘株式’이란 이와 같이 회사를 이루기 위하여 투자한 한 그루 나무 혹은 나무 한 토막이라는 뜻이다. ‘珠’는 ‘玉(옥 옥)’과 ‘朱’가 합쳐진 글자로서 ‘아름다운 옥, 붉다’라는 뜻이다. ‘붉다’라는 뜻이 있는 것을 보면 ‘珠’는 원래 ‘붉은 옥’을 나타냈을 것이다. ‘誅(주)’는 ‘言(말씀·언)’과 ‘朱’가 합쳐진 글자로서 ‘죄인을 죽이다, 목을 베다’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사형수의 이름을 붉은 글씨로 썼는데, ‘죄인을 죽이다, 목을 베다’라는 의미는 사형수의 이름을 붉게 쓴 데에서 나온 것이다. ‘주(주)’는 ‘石(돌 석)’과 ‘朱’가 합쳐진 글자로서 ‘주사(朱砂)’라는 뜻인데, 주사(朱砂)는 붉은 먹을 만드는 ‘붉은 돌’이다. ‘[(주)’는 ‘(멱,사)(실 사)’와 ‘朱’가 합쳐진 글자인데, ‘분홍색의 비단’이라는 뜻이다. ‘(멱,사)’는 ‘천, 옷감’을 나타낸다. ‘洙(수)’는 ‘수(물 수)’와 ‘朱’가 합쳐진 글자로서 일반적으로 ‘물가’를 의미한다고 알려진 글자이다. 그러나 이 글자는 원래 ‘중국의 山東省(산동성)에 있는 泗水(사수)의 한 지류’의 이름이다. 山東省은 황토지대로써 강물도 황토색이다. 이와 같이 ‘洙’는 원래 ‘붉은 강’을 의미하는 글자였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