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내한공연에서 가야금 등 국악기와 협연할 재즈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 사진 제공 백암아트홀
“한국인 재즈 기타리스트 잭 리나 중국음악 밴드인 ‘에인절스 오브 상하이’를 만난 것을 행운 이외의 단어로는 설명할 길이 없네요. 음악 인생 45년 만에 전환점을 맞은 것 같아요.”
퓨전 재즈 밴드 ‘포 플레이‘의 멤버로 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67).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로운 자극’을 찾기 위해 동양으로 눈을 돌린 그가 다음 달 19, 20일 한국과 중국의 전통 음악을 재즈와 접목한 크로스오버 공연을 서울에서 선보인다. “한국의 가야금, 중국의 얼후와 기타, 피아노의 만남을 좀 더 가깝게 느끼고 싶다”며 공연장도 400여 석 규모의 소극장(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으로 택한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순수 재즈 애호가들은 ‘퓨전 재즈가 재즈에 다른 것을 섞는다’며 비판적이에요. 하지만 문명이 발달하고 기술이 진보할수록 크로스오버 문화는 점점 다양해지죠. 기존의 문화에서는 새로움을 얻지 못하니까요.”
1962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재즈페스티벌에서 우승하며 데뷔한 그는 1991년 리 릿나워(기타), 네이선 이스트(베이스), 하비 메이슨(드럼)과 함께 퓨전 재즈 밴드 ‘포 플레이’를 결성해 인기를 얻었다. 그가 동양 음악에 심취하게 된 계기는 2003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국제 예술제’. 당시 중국 전통음악 밴드 ‘에인절스 오브 상하이’의 음악을 들은 그는 “새로운 에너지”라며 격찬했다.
이번 공연에는 잭 리, ‘에인절스 오브 상하이’, ‘포 플레이’의 네이선 이스트가 함께 참여하며 25현 가야금, 해금, 소금 등 한국악기 연주자와 크로스오버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들리기만 했던 내 음악이 이제 눈으로도 보이기 시작해요. 접점을 찾을 수 없었던 동서양의 음악이 합일된다는 것, 멋지지 않나요?” 공연 문의 02-559-1333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