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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회장 집 쳐들어간 노조원들…해고자 복직 요구

입력 | 2006-03-28 03:00:00

코오롱 구미공장 해고노동자 10명이 27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이웅열 회장 집에 들어가 면담을 요구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왼쪽). 노조원들이 이 회장 집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거실 창문이 깨졌으며 최일배 노조위원장은 연행 과정에서 자해를 했다. 연합뉴스


이웅열(李雄烈) ㈜코오롱 회장 자택에 노조원 10명이 난입했다가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27일 오전 5시 20분경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이 회장 자택에 노조원 34명이 정리해고 등에 항의하기 위해 찾아갔다가 이들 가운데 최일배(38) 노조위원장 등 10명이 담을 넘어 마당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거실 창문을 깨고 집 안으로 들어가 이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2시간여 만에 전원 연행됐다.

당시 이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집에 있었으나 이들을 만나지는 않았다.

최 위원장은 연행 과정에서 미리 준비한 공업용 커터로 왼쪽 손목을 5cm가량 그어 병원에 이송됐으나 상처가 깊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회장 집에 들어가기 직전 노조 간부들에게 “내 희생으로 노동자가 인간답게 대우받을 수 있는 노사 문화가 꽃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그는 이들에게 “내가 연행되면 봉투를 뜯어 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야간 주거침입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코오롱 측은 지난해 2월 희망퇴직을 거부한 78명을 정리해고했으며 이들 가운데 49명이 복직을 요구하며 경북 구미공장에서 농성을 벌여 왔다.

코오롱 노조원 3명은 6일부터 구미공장 송전 철탑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최 위원장은 17일 코오롱 본사 로비에서 회사 측에 대화를 요구하며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4월 3일 회사 측의 정리해고가 적법했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코오롱 측은 이날 “무단침입 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해고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복직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정리해고의 적법성을 인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