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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루니 또 ‘팡팡’… 삼성 또 ‘뻥뻥’

입력 | 2006-03-30 03:04:00

“어딜 막아” 현대캐피탈의 용병 숀 루니(가운데)가 삼성 신진식(1번)과 신선호(9번)의 블로킹을 피해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타점 높은 고공 스파이크에 능한 루니는 양 팀 최다인 21득점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대전=연합뉴스


현대캐피탈이 남자 배구계의 새로운 패왕으로 떠올랐다.

지난 9년간 현대를 누르고 겨울 배구를 지배했던 삼성화재. 하지만 이젠 현대에 지는 데 익숙한 팀이 됐다.

2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T&G V리그 챔피언결정전 남자부 3차전 현대-삼성의 경기. 신치용 삼성 감독은 경기 시작 전 “안 되는 것을 억지로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실수를 최소화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극적으로 말했다. 이세호 KBS 해설위원은 “모든 면에서 현대가 우세하다. 현대가 우승하는 데 있어 큰 변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는 현대의 3-0(25-23, 25-20, 25-17) 완승. 삼성은 서비스 실수 등 실책을 무려 23개나 범하며 자멸했고 현대는 숀 루니(21점)와 장영기(11점) 이선규(10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활약해 완승을 거뒀다. 현대는 2승 1패로 챔피언 등극에 1승만을 남겨 두게 됐다. 4차전은 4월 1일 대전에서 열린다.

이 위원은 “주전이 노쇠한 삼성이 탄탄한 체력을 바탕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현대를 만나 너무 잘하려고 서두르다보니 허둥대다 자멸했다. 분명 예전의 삼성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995년 창단해 97년 슈퍼리그부터 무려 9년간 왕좌를 지켰던 삼성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삼성은 신진식과 김세진 김상우 등 원년 멤버가 주축이었고 젊은 피를 수혈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현대는 삼성이 잘나갈 때 조용히 전력을 끌어올렸다.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던 ‘명장’ 김호철 감독을 영입한 게 가장 큰 힘이 됐다.

윤봉우 박철우 등 새 피도 수혈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정규리그를 2연패했고 올해에는 1승만 더 채우면 챔피언에 등극한다.

신 감독은 “4차전에서는 원년 멤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아마도 신진식 김세진 김상우 등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 무대가 될 것 같다.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대의 우세를 인정했다. 반면 김 감독은 “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3-0(26-24, 25-18, 25-21)으로 흥국생명을 꺾고 2승 1패로 역시 우승컵에 한발 다가섰다.

대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