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朴英洙)는 30일 현대·기아차그룹이 운송계열사인 글로비스를 통해 수백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정몽구(鄭夢九) 그룹 회장과 정의선(鄭義宣) 기아차 사장이 개입했는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정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 이주은(李柱銀·구속) 사장을 구치소에서 소환해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정 회장이나 정 사장의 지시 또는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이정대 부사장도 불러 비자금 조성과 사용에 정 회장 부자의 지시가 있었는지, 현대·기아차그룹이 김재록(金在錄·46·구속)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에게 로비자금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전달하는 데 개입했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26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이번 주 안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주에 다른 기업으로 김 씨 로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현대·기아차그룹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연구개발센터 신축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 김 씨로부터 로비를 받은 의혹이 있는 건설교통부와 서울시, 서초구 관계자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업체에서 청탁을 받은 김 씨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825억 원의 대출을 알선하는 과정에서 은행 고위관계자들에게 금품로비를 했는지 밝히기 위해 두 은행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