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창간 86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4명 중 1명꼴로 기회가 된다면 외국으로 교육이민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하는 등 교육이민에 대한 강한 욕구를 드러냈다.
초중고교생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거나 자녀와 아내를 외국으로 보내는 기러기 아빠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응답률도 높았다. 주변에 교육이민 등을 떠난 가족이나 친척이 있다는 경우도 46%에 달했다.
▽교육이민 가겠다=‘기회가 된다면 교육이민, 조기유학, 기러기 아빠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25.2%가 ‘교육이민을 가겠다’고 답변했다. 조기유학 의사는 21.8%, 기러기 아빠가 될 의사는 12.0%였다.
초중고교생 학부모에게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졌다. 32.6%가 ‘교육이민을 갈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고 조기유학(28.9%), 기러기 아빠(15.5%) 대답도 높았다.
30대 학부모의 교육이민(40.9%) 조기유학(32.2%) 기러기 아빠(19.8%) 의사가 높았고 특히 초등학생 학부모에게서 강했다.
또 ‘가족이나 친척 중에 자녀교육 때문에 이민, 조기유학을 가거나 기러기 아빠로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교육이민을 간 사람이 있다’ 18.5%, 조기유학 16.4%, 기러기 아빠 11.1%였다.
학생을 둔 학부모는 같은 질문에 대해 25.3%가 ‘교육이민자가 있다’고 답했다. 조기유학은 23.4%, 기러기 아빠는 16.5%였다.
▽80%가 영어 사교육=초중고교생 10명 중 8명(80.3%)이 어떤 형태로든 영어와 관련된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84.6%, 중학생 88.4%, 고교생 64.9%로 중학생이 가장 많았다.
영어 사교육 형태(복수 응답)는 영어학원 수강이 45.4%로 가장 많았고 학습지 방문학습 19,7%, 개인 또는 그룹과외 17.2%, 국내 영어캠프 5.7%, 외국연수 또는 교환학생 4.4% 등의 순이었다.
영어교육 지출 비용은 연평균 197만 원. 영어 사교육을 시키는 사람만 따지면 248만 원으로 월평균 20만 원을 쓰는 셈이다.
연간 영어 사교육비 지출 액수는 100만∼200만 원 미만이 20.5%로 가장 많았고 200만∼300만 원 미만 20.9%, 300만∼400만 원 미만 16.1%, 400만 원 이상이 12.8%였다. 고교생 309만 원, 중학생 271만 원, 초등학생 206만 원으로 조사됐다.
▽고교 평준화 보완 요구=현행 고교 평준화제도에 대해 39.9%가 ‘현행대로 평준화가 좋다’고 대답했다. 반면 ‘평준화를 폐지하고 고교 입시를 부활시키는 것이 좋다’ 30.3%, ‘현재 상태에서 자립형사립고 등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 24.3% 등 54.6%가 어떤 식으로든 평준화제도의 개선을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학생 학부모의 47.3%가 평준화에 찬성한 반면 평준화 폐지는 26%로 조사됐다. 그러나 고교생 학부모는 평준화 찬성(34%)보다 평준화 폐지(39.3%) 의견이 더 높았다.
초등학생 학부모는 평준화 상태에서 자립형사립고를 확대하자는 의견이 33.6%로 중학생(23%), 고교생(21.6%) 학부모보다 많았다.
▽실업계고 특별전형 확대=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실업계고 특별전형 확대에 대해 찬성 51.1%, 반대 29.9%, ‘모르겠다’ 19%로 찬성비율이 높았다. 찬성 의견은 50대 46.2%, 40대 47.7%, 30대 55.9%, 20대 59.9%로 젊을수록 높았다.
고교생 학부모는 찬성이 46.7%, 반대 40.9%로 반대비율이 전체 평균(29.9%)보다 높았다. 반대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까닭은 실업계고 전형 확대로 자신의 자녀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자녀의 희망 직업=자녀에게 바라는 직업으로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공무원 25.7%, 교사 14.7% 등 40.4%가 사실상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선호했고 이어 의사 한의사 9%, 사업가 6%, 엔지니어 5.7%, 교수 과학자 5.7%, 사무직 회사원 4.5%, 작가 예술가 3.1%, 변호사 판사 검사 2.6%, 운동선수 2.5%, 언론인 방송인 1.7%, 정치인 1.1%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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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