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웨딩드레스는 몸에 살짝 붙으면서 어깨 끈이 없는 ‘튜브 톱’ 스타일이 인기다. 사진제공 이광희웨딩 그래픽=강동영 기자
1981년 7월 29일 영국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비의 결혼식. 이날 다이애나는 허리 밑으로 확 퍼지는 웨딩드레스를 입어 시선을 끌었다. 풍성한 웨딩드레스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뭇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다이애나 드레스’의 시대는 갔다.
요즘은 해외 유명 스타들이 각종 영화제 시상식에서 입고 나오는 이브닝드레스처럼 몸에 살짝 달라붙는 디자인의 웨딩드레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랑 예복은 고급스러운 소재가 포인트. 품위 있게 몸매를 살려주는 라인으로 고르는 게 좋다.
○ ‘튜브 톱’ 스타일에 장식 최소화
작년 10월 영화배우 심은하의 결혼식. 예비신부들은 심은하가 입은 단아한 웨딩드레스에 눈이 쏠렸다.
‘심은하 드레스’로 불리기도 했던 이 웨딩드레스는 어깨가 드러나는 ‘튜브 톱’ 스타일에 스커트는 A라인으로 살짝 퍼지고, 장식은 최소화해 단아함과 세련됨을 강조했다.
요즘은 심은하 드레스의 영향으로 어깨가 드러나는 ‘튜브 톱’ 스타일이 인기다. 끈 없이 가슴 윗부분이 훤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신부의 얼굴이 작게 보인다. 두툼한 ‘팔뚝’이 걱정이라면 면사포를 두 개 겹쳐 어깨 부분을 가리면 된다. 스커트 라인도 ‘풀(full) A라인’ 보다 ‘슬림(slim)한 A라인’이 인기다. 허리에서 밑단까지 A모양으로 살짝 퍼진 라인이다.
슬림한 A라인과 비슷하지만 허리부분을 더욱 날렵하고 길쭉하게 보이게 하는 ‘인어공주형’ 라인도 있다. 인어공주형 드레스는 허리에서 무릎까지 몸에 달라붙다 인어의 꼬리지느러미 모양처럼 퍼지는 라인이다.
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오만과 편견’에 출연한 영화배우 키라 나이틀리가 실크 소재의 인어공주형 ‘베라 왕’ 드레스를 입어 주목을 받았다.
베라 왕은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입는 드레스 명품 브랜드. 국내에서는 영화배우 심은하, 김남주 등이 입어 유명해졌다.
양가 어른들 앞에서 어깨를 훤히 드러내기가 부담스러우면 ‘황정민 드레스’를 입어보면 어떨까.
지난해 결혼한 아나운서 황정민은 속이 비치는 망사 소재의 긴 소매 드레스를 입고 상의 부분만 비즈(장식용으로 쓰이는 작은 구슬)로 장식해 우아하면서 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의 드레스는 ‘이광희 웨딩’ 제품. 이광희 웨딩의 박채영 디자인 실장은 “실크와 레이스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장식과 라인은 심플한 게 요즘 유행”이라며 “아이보리색과 눈부신 흰색이 인기”라고 말했다.
○ 백마 탄 ‘왕자’처럼
신랑의 턱시도는 신부의 웨딩드레스만큼 뚜렷한 유행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소재와 몸의 라인을 잘 살려낸 디자인의 턱시도가 멋쟁이 신랑을 만들어 준다.
요즘 예복은 턱시도처럼 허리 라인이 들어가 날씬함을 강조한 스타일이 많다. 이탈리아 고급 신사복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을 위해 맞춤복 ‘수 미주라’를 추천한다.
제냐의 맞춤양복인 ‘수 미주라’는 이탈리아어로 ‘당신의 사이즈에 맞는다’는 뜻. 매장에서 치수를 재고, 옷감과 디자인을 고르면 유럽에 있는 수 미주라 전용 공장에서 양복을 만든다고 한다.
450여 개 소재와 100여 개 디자인 모델 중에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고를 수 있다. 주문 후 제품을 받을 때까지 약 5주가 걸린다고 한다. 셔츠도 250여 개 소재와 다양한 옷깃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방문 맞춤 전문 신사복 ‘사르또’는 청첩장을 보여주면 특별한 결혼식에 어울리는 고급 드레스 셔츠를 준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